우리의 옛그림과 글씨를 보는 재미!

명작순례 - 옛 그림과 글씨를 보는 눈 ㅣ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2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3년 11월

지난주인가 유홍준 교수의 명작순례 책이 나온대서 예약주문을 했었다. 

저자 사인인쇄본에 낙관을 찍어 보내준다더니 정말 빨간 낙관을 찍어 보내주었다. 

옛그림이나 옛글씨를 보면 한쪽 귀퉁이에 찍힌 낙관이 그림과 글씨를 더 멋스럽고 가치있게 만들어주듯 

이 책 또한 저자의 낙관을 받으니 더 가치 있어 보이고 귀하게 생각이 된다. 

혹시 우리 옛선조들과 같은 그런 마음을 담아 낙관을 찍은건 아닐까?

이 책은 우리가 간간이 책이나 전시장에서 보았던 우리 옛그림과 글씨에 대한 해설을 실어 놓은 책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으로 워낙 유명한 유홍준 교수의 책이라니 두말 않고 사게 되는데 

이유인즉슨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치기 쉬운 우리 문화재에 대해 쉽고 재밌게 해설을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옛것에 담긴 이야기는 사실 역사적인 사료를 통해서 추리하게 되는데 

그림에 얽힌 이야기들이 꼭 추리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 흥미진진하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유홍준 교수의 해설에는 그의 개인적인 감상보다는 그림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사연 혹은 그림에 담긴 화가의 기법등

정말 기본적으로 알고 보면 훨씬 그림 보는 안목을 키워줄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들을 실어 놓았다. 

또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생소한 화가의 경우에는 그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잊지 않는다.

이런 책은 사실 삽화로 실어 놓은 그림의 배치나 크기 그리고 색감등이 참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 삽화를 보며 해설을 읽을 수 있도록 크기도 적당히 색감도 생생하게 잘 실어놓은듯 하다. 

초충도를 그린 신사임당의 그림에는 그녀의 낙관이 없는데 이는 여자에게는 그림이나 글시가 허용되지 않았던 시대적 배경탓이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그 속에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풍속화 같기도 한데 그는 그림을 세벌 그려 나눠가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가 그런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는 창작의 계기를 마련해준 이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는다. 

표암 강세황은 유독 다양한 자화상을 많이 남겼는데 재치가 있는 글을 함께 실어 그의 유머러스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으며

단원 김홍도는 그야말로 천재이며 대가에 속하는 화가로 어려서부터 못하는게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개성환갑노인의 합동 환갑잔치를 기념해서 그린 [기로세련계도]를 보면 여러 인물들의 표현이 풍속화를 방불케 하는데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소비자에 대한 수요의 중요성 또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한다. 

사람들이 양녕대군의 글씨라고 믿고 싶어하는 숭례문 현판 이야기, 

황진이, 매창과 함께 조선시대 삼대 여류시인으로 손꼽히는 홍랑의 시조, 

선조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한석봉의 글씨와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

정갈하고 정직했던 다산 정약용의 글씨에서조차 묻어 나는 그의 성정과 유배에 대한 이야기 등

유홍준교수가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며 그림과  또 다른 시각으로 우리 옛글씨를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우리 옛그림과 옛글씨를 다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아주 기본적인 사실만이라도 접하게 된다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한층 높아지게 되고 우리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더 깊어지리란 사실을 믿는다. 

그러므로 옛그림과 옛글씨에 대한 안목을 갖게 해주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까지 심어주는 이런 책은 꼭 소장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