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이중섭 1 - 게와 아이들과 황소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3년 11월

소와 게와 아이들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 

그는 어떤 생을 살았을까?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소를 너무 사랑했던 그는 소만큼이나 순수하고 우직하게 살았던듯 하다. 

한이 어린 민족혼을 담은 소를 그렸던 그가 일본 여자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다는 사실은 너무도 의아할지 모르지만

사랑이 어찌 민족을 따지고 사상을 따지고 나라를 따져서 할 수 있는것이겟는가!

하지만 일본인 여자와 결혼을 하기까지의 과정들이 참 세세히 담겨 있어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소설이다. 

게다가 뭔지 모를 문장의 구성과 시간이 자꾸만 중복되고 참 읽기가 난해하다는 생각에 자꾸만 책을 덮고 만다. 

소설 이중섭은 현재의 시점을 살아가고 있는 중섭의 부인 남덕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옛시절 중섭의 이야기와 남덕의 이야기가 번갈아 펼쳐지는 방식의 책인데 어딘지 좀 매끄럽지가 않다. 

남덕은 중섭의 기념관에 오래전 그가 남기고간 팔레트를 기증하러 한국에 온다. 

그의 임종조차 보러 가지 못한 그녀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그와의 추억을 더듬어 찾아온 제주도에서 

그들에게 늘 민폐를 끼쳤던 허수가 등장해 중섭이 그린 그림으로 수의를 해 입고 그녀 앞에서 죽는다. 

그리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 

자신의 내면과 갈등하면서도 일본 여자에게 끌리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는 중섭,

중섭의 재능과 면모가 탐이 나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일본인 여자 마사코, 

두 사람의 만남은 모두의 우려와 걱정속에서 어쨌거나 부부의 인연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중섭은 그림을 판 돈을 남덕에게 온전히 가져다 주지 않고 중섭의 가족이 끼니를 떼우기에도 급급하게 살아가게 만든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어쩐지 중섭이 무척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남덕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중섭을 뒤로한채 일본으로 떠나게되는데

중섭 또한 전쟁으로 인해 북쪽에 어머니를 홀로 남겨둔채 남쪽으로 가는 배에 오르게 되는데 

어쩌면 중섭이라는 화가의 삶은 참으로 평탄치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주위에는 늘 그를 이용해 먹으려 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친구도 있는데 

왜 중섭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는건지 좀 답답하기까지 하다. 

남덕앞에서 죽은 허수라는 사람은 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 

왜 남덕은 자신이 사랑했던 중섭의 죽음을 외면해야만 했는지 2편의 이야기로 얼른 넘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