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이번주 신간은 눈길이 더 간다.

미술평론가 손철주의 책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화가 이중섭의 소설도 그렇고

그러고보니 나는 미술에 참 관심이 많은듯하다.

 

사람 보는 눈
손철주 지음 / 현암사
그림 보는 눈이 사람 보는 눈이네
미술평론가이자 명강사인 손철주가 사람이 나오는 우리 옛 그림을 골라 소개하는 책이다. 옛 사람들의 생김새와 매무새, 차림새와 모양새로부터 그 품새와 본새의 알짬을 읽어내는 저자의 눈썰미가 남다르고 흥겹다. 맵시 있는 손철주의 글발은 꾸밈새와 짜임새가 단단하며, 마치 당송 시대 한시로부터 오늘날 아이돌 그룹의 은어까지 박물학자와도 같은 전거,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를 맛나게 구사하여 풍성하고 구성지게 읽힌다.
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올해의 문제작, 황정은 장편소설
황정은의 두번째 장편소설. 그저 '황정은풍'이라고만 이야기될 수 있을 뿐인, 그 누구보다도 개성적인 소설세계가 펼쳐진다. 앨리시어는 재개발을 앞둔 '고모리'에 살고 있다. 앨리시어와 그의 어린 동생은 어머니에게 무지막지한 구타를 당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수시로 벌어지는 이들 모자의 일상 자체다. 앨리시어의 아버지는 이러한 폭력적인 상황에 한없이 무심할 뿐이며 마을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다. 이들은 한 몸처럼 오로지 재개발 이후 치솟을 땅값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폭력보다 무심한 자폐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문장은 극단적으로 짧고 대화는 서늘하게 이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
아름다운 서점을 찾아 떠난 여행
이 책에는 엄숙한 분위기의 성당 건물에서 서적의 성지로 탈바꿈한 '셀레시즈 도미니카넨', 1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렐루 서점', 젊은 작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틀란티스 북스'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등 애서가라면 한 번쯤 들어 봤을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서점 스무 곳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텍스트보다 전문 포토그래퍼들의 각종 사진들이 훨씬 더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 근사한 서점 풍경들이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인양품의 아이덴티티 디자이너이기도 한 하라 켄야가 북디자인을 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소장 가치 높은 사진에세이집. 엽서7종 세트
오시리스의 눈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지음 / 엘릭시르
과학수사의 원조, 손다이크 탐정
현대 법의학 미스터리의 토대를 세운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의 최고 대표작으로, 하드보일드의 거장 레이먼드 챈들러, 밀실 수수께끼의 대가 존 딕슨 카, 미학 탐정 파일로 밴스로 대표되는 작가이자 평론가인 밴 다인과 엘러리 퀸 등 세부 장르를 막론한 미스터리 거장들이 모두 최고로 꼽길 주저하지 않는다. 세계 최초의 법의학자 탐정 손다이크는 작중에서 주어지는 증거를 활용하여 백만장자의 기이한 실종 사건을 화려하게 풀어 헤친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 바다출판사
마루야마 겐지의 독한 인생론
마루야마 겐지는 최연소(23세)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이후 “소설로 인정을 받았으므로 오직 소설에 집중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시골로 내려가 글쓰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일흔인 지금까지도 세속과 거리를 둔 채 살고 있다. 이 산문집은 철저히 ‘독고다이’로 살아온 겐지의 인생론이다. 힐링, 위로로 세상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서늘한 돌직구를 날린다. 글줄 사이에서 비록 괴팍하고 꼬장꼬장한 성정은 드러나지만, 내가 살아봐서 아는데 따위의 ‘꼰대’들의 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어른입네 하며 어깨에 힘을 주지도, 그렇다고 어르고 달래지도 않는다. 자신이 체득한 인생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설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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