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리즈 무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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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걸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조용한 내 집에서 철저하게 혼자 있는걸 왜 좋아하는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걸 왜 좋아하는지 갑자기 기억났다. ---p54


사람은 누구나 고독한 존재라고 하지만 진짜 고독하고 우울한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책 제목으로 쓸만큼 이야기가 얼마나 큰 무게를 느끼게 해 줄까 하는 염려도 했지만 그래도 한가닥 희망이 있어서인지 읽는내내 아주 무겁기만 한것은 아니다. 다만 그 희망이 실현되기까지의 여정이 너무 길어 이쯤이면 이쯤이면 하고 읽게 되는 그 답답함에 애간장을 태운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200키로가 넘는 거구의 한남자 아서 오프, 그는 10년이상 집밖을 나가보지 않고 집에서만 머물며 은둔자의 삶을 살아가는데 자신의 지금 모습을 그대로 담은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쓰게 된 동기를 이야기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자신의 학생과 부정한 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게 된 아서는 잠시 떠나 있던 자신이 태어난 집에 다시 들어가 모든것을 인터넷에 의존해 10년이상을 집에서만 머문다. 몸무게는 점 점 늘어 이제는 자신의 2층에도 올라갈 수 없을정도가 된 아서는 외로움과 고독이 그만큼의 무게로 쌓인듯하다. 그런데 단 하나 세상과의 소통을 하듯 학교를 떠나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던 샬린과 편지를 주고 받는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 사진을 동봉해 대학을 보내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오자 그동안 말하지 못한 지금의 진짜 모습을 고백하는 진심을 털어놓는 편지를 쓰게 된다. 


아서는 샬린이 혹시 자신의 집에 오게 될 경우를 대비해 집청소를 해줄 사람을 집에 들이게 된다. 그렇게 인연이 된 아직 어린 욜란다로 인해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던 아서는 점 점 세상 밖으로 한걸음씩 나서게 되는데 아기를 임신하고 우울해하는 욜란다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려 애쓰면서 아서의 이야기가 일단락이 되면 아서와 편지를 주고 받았던 샬린의 아들, 늘 고독하고 우울하기만한데다 엄마의 자살로 실의와 절망에 빠진 십대 소년 켈의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한다. 


늘 술에 취해 있는 엄마가 못마땅한 켈은 학교에서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학을 하게 되고 자신과 다른 부유한 아이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하지만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늘 외롭고 고독하고 우울하기만 하다. 그래도 자신이 잘하는 야구 덕분에 희망을 가져 보기도 하는데 엄마의 자살 소동으로 결국 사고를 치고 만다. 엄마의 죽음으로 자신이 늘 그리워하던 아빠가 친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에 망연자실하지만 실의와 절망에 빠진 그를 위해 도움을 주는 친구와 이웃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끼고 엄마의 유서에 적힌 친아빠에게 편지를 쓰게 된다. 


켈의 편지에 진실을 밝히는 답장을 하고 아서는 켈을 맞이하기 위해 욜란다와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를 기다리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이제나 저제나 아서와 켈이 만나게 될 그 순간만을 고대하던 독자들에게는 정말 아쉽고 뭔가 서운한 결말이 아닐 수 없다. 내내 애간장을 태우더니 막 본격적으로 고대하던 그 순간 막을 내리는 드라마처럼 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하지만 분명 거기에는 희망적인 이야기가 전개될거라는 것을 믿어의심치 않게 만드는 이야기다. 


은둔자로 살아가지만 서로가 편지로 관계를 유지해나간 아서와 샬린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은 철저히 고독할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하고 무엇하나 잘 풀리지 않는 십대 소년의 이야기에서는 그야말로 절망적인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를 도우려 애쓰는 이웃들과 친구들을 통해 소년 또한 혼자만 고독한척 살아가고 있었음을 깨닫게 한다. 과연 소년의 친아빠는 누구인지, 편지의 실체는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하는 약간은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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