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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평점 :
김형수 작가를 나는 잘 모른다. 얼마전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조드]라는 소설 또한 모르는 가운데 처음 접하게 된 이 책은 김형수 그가 이 소설을 쓰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몽골에서의 기억들을 담아 놓은 책이다. 몽골의 하늘과 들판과 사물들을 담은 사진이 페이지 가득 담겨 있어 글을 읽는데 시원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글 또한 읽는 맛을 느끼게 하고 공감을 불러온다.
인간은 가끔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마술의 융단 폭격을 받는다. 내가 그것을 모르고 마흔한 살을 먹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그날 고스란히 폭파당했다. 실로 방어할 길이 없는 '초원의 빛'의 습격이었다. ---p16
책이 첫 문장이 이토록 강렬할 수 있다니 참 놀라운 작가다. 처음만 그런것이 아니라 그가 쓴 문장들은 내내 내안의 어떤것을 강하게 자극하듯 그렇게 읽혀지는데 몽골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진 그의 애정이 고스란히 나의 느낌처럼 그렇게 전해져 온다. 몽골에서의 여정과 그들의 생활풍습, 사는모습들을 작가의 눈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산이 듣는데서 신성한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고, 날이 궂은날엔 양을 도축하지 않으며 야만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안락하게 동맥을 끊을줄 아는 몽골인들, 사람이 너무 좋아 의형제를 맺기도 하고 가진것도 없으면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극진히 대접할줄 아는 아직 순수함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몽골인들에 대한 작가의 경외심이 글속에 가득 담겨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까지 들게 만든다.
책에는 [조드]라는 소설을 쓰기까지의 창작노트와 조드가 남긴것에 대한 [좌담]이 실려있다. 조드를 읽은 사람이라면 좀 더 쉽게 조드를 이해하게 될것이며 아직 조드를 접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조드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나는 후자에 속한 사람이니 얼른 [조드]라는 소설을 읽어 보아야겠다. 조드를 만나기 전 전야제처럼 읽으면 더 좋은 책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