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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탄생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재익의 소설로는 밀양 여중생 집단 폭생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41]이라는 소설을 읽은적이 있다. 그 소설에는 지금 사회가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를 자극적이고 흥미롭고 긴박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데 이번 소설은 욕망과 복수에 관한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자극적인 문체로 주인공의 심리변화와 함께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 석호는 재력을 겸비한 예쁜 아내와 딸을 두고 있는 잘나가는 방송국 최고 인기 아나운서지만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운다. 무엇하나 부족할거 없는 그지만 어릴적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후유증으로 그는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을 섭렵하려 한다. 현재 막내 작가와 뜨거운 정사를 나누는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있던 그는 자신의 처남의 아내인 옛 애인이었던 여자와의 정사 또한 서슴치 않으며 하루 하루 날듯이 기세등등해지는데 어느날 장인에게 후계자로 인정 받기까지 하며 날아갈듯한 기분으로 차를 몰고 생방송을 하러 가던 도중 조태웅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협박을 당하게 된다.
협박범은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육체적인 관계를 가진 두 여자와 아내중 한 사람을 무조건 죽이라고 명령한다.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 그의 정체를 밝히려 흥신소를 찾아 사람을 보내지만 그들 또한 조태웅에게 당하고 오히려 자신의 치부를 장인에게 드러내게 되는 꼴이 되고 만다. 사실 석호는 협박을 받기 시작하면서 사랑하는 아내에게 못할짓을 했던 자신을 후회하며 고백을 할까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걸 감추고도 원만하게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무진 애를 쓰게 되는데 그것이 오히려 화를 불러 결국 한 여자를 죽여야만 하는 입장이 되고 만다.
석호를 너무도 사랑해서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고도 그를 잊지 못해 우울증으로 괴로워하던 옛 애인이었던 여자가 스스로 자살을 하지만 그것으로는 협박범의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석호는 결국 막내 작가를 죽이기에 이른다. 조태웅은 그 사실을 알고 더이상 석호를 괴롭히지 않지만 이번엔 반대로 석호가 그가 숨어 있는 곳을 찾아내 복수의 칼날을 들이 밀게 된다. 양쪽 귀를 자르고 복부를 걷어 차는등 온갖 협박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입을 열지 않는 조태웅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던 석호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던 찰라 누군가로부터 가격당해 기절하고 마는데 그렇게 복수는 마무리 되고 석호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듯 하지만 역시 석연치 않은 기분은 주인공도 독자도 마찬가지!
늘 그렇지만 이런 소설에서는 뜻밖의 반전이 책읽느 즐거움을 더해주곤하는데 전혀 생각지 못한 것들을 장치 해 놓은 작가의 센스도 흥미진진했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망에 대한 내면적인 심리 묘사를 참 잘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용서받기 보다 어떻게든 감추려하는 그의 모습이나 죽을뻔하다 다시 살아나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열심히 살아가려 하는 그의 모습들이 무척 인간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욕망이란 끝없이 달리는 전차와도 같아서 멈출줄을 모르고 만약 멈춘다해도 온전하게 살아가기 어려운듯하다. 아무튼 흥미진진했던 소설인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