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빈티지가 좋다 - 빈티지 아티스트 류은영의
류은영 지음 / 미호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세월의 흔적이 담긴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오래되고 낡은것들을 참 좋아한다. 고로 나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내 기억속에 혹은 매체를 통해서 본 오래되고 낡은 우리 고유의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한국적인것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등의 어느정도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오래되어 보이는것들을 지금도 쓸수 있게끔 세련되게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벼룩시장을 찾아 다니며 자신의 마음에 드는 가구나 의상 혹은 그릇들을 사고 그것들을 빈티지한 느낌이 드는 악세사리로 지금 사용해도 좋을만큼 세련되게 만들어내는 저자의 재주가 참 놀랍고 부럽다.

 

호기심이 많아 무엇이건 탐구하고 조사하는 것을 좋아했던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빈티지한 것들을 위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정도로 열정적이다. 어릴적 꿈은 옷만드는 사람으로 엄마가 만들어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옷을 입고 다니는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고무줄 놀이 공기놀이 대신 한창 유행이던 미미인형에게 옷을 만들어 입히며 놀기를 좋아했다는 저자는 그 시절부터 이미 자신의 꿈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는지도 모른다. 어느날은 습관적으로 무의미하게 켜 놓는 텔레비전을 없애고 책읽기에 빠져들었다는 저자의 빈티지는 왠지 남다른 느낌을 준다.

 

저자는 벼룩시장을 참 좋아한다. 이른 시간 벼룩시장을 찾아 누구보다 먼저 자신만의 빈티지한 취향을 채워줄 물건들을 보물찾듯 찾아내는 저자의 관심사는 좀 남다르다. 정육점에서 쓰던 피로 얼룩지고 칼자국이 선명한 어쩌면 무시무시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테이블을  번호를 매겨 글을 쓰고 작업을 하고 밥을 먹는 공간으로 사용하기까지 한다는 이야기에 좀 섬뜩함도 들지만 그만큼 남모르는 역사가 담긴 물건에 대한 애착과 호기심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오래전 도서관에서 사용하던 낡은 사다리를 때로는 촛불을 올려두는 공간으로 때로는 책을 쌓아 놓는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문득 문득 그 도서관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머물며 다녔던 벼룩시장과 앤틱가게등의 소중한 정보도 알려주고 있다.

 

나는 사실 한국적인 전통을 간직한 고전이나 근 현대적인 우리 물건에 대한 애착이 많다. 그래서 초가집에 걸린 볏집으로 만든 갖가지 도구들이나 기와집 안방에 놓여진 가구들과 항아리를 좋아하고 또한 어릴적 엄마가 사용하던 재봉틀을 사수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고 엄마가 직접 손수 떠주신 스웨터나 바지에 대한 향수가 있다. 게다가 어릴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책가방, 도시락등 나의 빈티지는 그런것들로 그냥 선반에 올려두고 보고싶은 마음인데 반해 저자는 유럽풍의 빈티지한 것들을 새롭게 꾸미고 가꾸어 실생활에 사용할수 있게끔 만들어 내는 참 실용적인 사람이다.

 

요즘은 하룻밤새에 물건들이 뚝딱 쏟아져 나오는 그런 시대로 어쩌면 그래서 더 빈티지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실 집안을 둘러보면 오래된 것들이지만 차마 버리지 못한것들이 참 많은데 그만큼의 세월의 흔적이 왠지 아련한 향수를 불러오고 또 유행이 돌고 돌아 다시 사용하게 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내가 창조하고 만들어 낼수 있는 빈티지가 아니라면 내가 오래 오래 두고 사용하는 빈티지를 만들어 내는것 또한 참 멋진일이 되겠다는 생각을 문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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