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내 작은 모퉁이 - 2003년 뉴베리 상 아너 수상작 문학의 즐거움 42
앤 M. 마틴 지음, 구계원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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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이라는 나라도 자폐나 정신지체와 같은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창피해하고 숨기고 싶어하고 불안해하는건 우리와 마찬가지인가보다. 아니 어쩌면 주위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특히나 엄격한 예의범절을 강요하는 가정에서 자란탓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열두살 해티에게 열세살 생일을 맞이하기 바로 전 열두살의 마지막 여름은 해티를 한뼘 더 성장하게 만든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고 성장하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리 무척 수줍음이 많아 변변한 친구조차 없었던 해티는 열두살의 여름에 서커스단에서 같은 또래 친구를 만나고 여태껏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삼촌의 등장으로 아주 특별한 여름을 맞는다. 그동안 왜 아무도 자신에게 삼촌에 대해 이야기해주지 않았는지, 삼촌이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를 삼촌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아가는 해티의 이야기가 가슴뭉클해진다.

 

남들과 달리 쉽게 흥분하고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애덤삼촌은 그런 이유로 보통사람과 동떨어진 학교엘 다니고 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가 문을 닫게 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 애덤 삼촌은 자신의 존재를 이제 처음 알게 되어 어리둥절한 해티를 무지 반기며 해티의 열두살 삶속에 스며든다. 평소 너무 엄격한 할머니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예의를 벗어날수 없었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애덤 삼촌은 자신의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며 여러사람들을 무척 당황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해티는 이상하게 그런 삼촌을 만나게 된것이 설레기만 한다.

 

그렇게 열두살 해티의 삶은 애덤삼촌이전과 이후로 자신의 삶을 나눌 정도로 특별하다. 이제 막 자신속에 꽁꽁 감추어둔 감정들을 하나하나 일깨워가게 되는 그 시기에 제멋대로인데다 늘 사고를 달고 다니고 괴물이라 불릴정도로 막무가내인 삼촌의 존재는 비록 미미한 존재지만 작은 행동 하나로 온 우주를 움직일수 있는 해티의 자아를 깨우는데 한몫을 하며 또한 늘 조심스러운 주변 사람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에게 삼촌의 존재를 숨겨왔던 할머니와 엄마 아빠에 대한 못마땅한 감정 또한 스스로 풀어가는 해티의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성장이야기에 코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지게 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보통의 사람들과 참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그런 아이들을 자폐아라느니 정신병자라느니 쑤근대며 그들을 괴물이라 여기고 멀리하려할뿐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여주거나 이해해주려 하지 않는다. 특히나 남들에게 창피한건 절대로 참지 못하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아들의 존재를 숨기고 살았던 것이 분명 커다란 짐이 되었을뿐 아니라 자신에게까지 상처로 남게 된다는 사실을 미쳐 깨닫지 못한다. 그 여름 해티에게 삼촌은 마치 한여름밤의 꿈처럼 그렇게 나타났다 사라져 버린다. 그로 인해 남들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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