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 따뜻한 신념으로 일군 작은 기적, 천종호 판사의 소년재판 이야기
천종호 지음 / 우리학교 / 2013년 2월
평점 :
아이가 무릎을 꿇고 앉아 '미안합니다.사랑합니다.'를 외칩니다. 부모 또한 그 아이 앞에 무릎꿇고 앉아 '사랑한다, 미안하다'를 외칩니다. 미처 다 외치지도 못하고 목이 메이지만 그래도 끝까지 울부짖으며 외치는 아이와 부모가 부둥켜 안고 엉엉웁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소년판사님께서도 같이 눈물을 훔칩니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모습을 티비로 보는 저도 함께 울컥해서는 눈물을 훔치고야 마는 소년법정이야기!
언젠가 [학교의 눈물]이라는 티비 다큐프로그램으로 비행청소년과 학교폭력과 대안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먹먹해지고 뭉클해져 한숨을 쉬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 아이들과 부모에게 호통을 치면서 두사람을 눈물짓게 만들던 그 천종호판사님의 소년법정이야기가 한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이 또한 아이들 이야기 하나하나에 울컥해져서 눈물없이 읽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학교폭력의 실태에 대한 이야기 또한 남일 보듯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어려서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난 천종호 판사는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소년판사가 되었습니다. 비행청소년들의 판결에 앞서 그는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온정에 치우치지 않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 청청하며 소통하려 합니다. 잘못을 처벌하기에 앞서 아이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고 충분히 심리기간을 거친 후 적절한 판결을 내리는데 그 과정들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때로는 한편의 시로 때로는 드라마 가사를 개사해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까지 회복시키려 하는 그의 판결에 가슴 따뜻함을 느낍니다. 판결 이후에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습니다.
문제아의 대부분은 결손가정이거나 해체가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성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어른이 없거나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폭력을 일삼게 되거나 학교에서는 문제를 쉬쉬해서 의지할곳 없는 아이들은 처음엔 피해자가 되었다가 자신 또한 가해자가 되는가 하면 가출을 하고 절도와 폭력을 일삼게 됩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냥, 장난으로, 선배가 하니까, 친구따라서 등등 심심풀이처럼 폭력을 행사하는 학교폭력의 이야기에는 그저 먹먹해지기만 합니다.
선천적인 우안 실명으로 자신의 남은 눈을 지키겠다고 폭력을 행사한 아이에게 시를 낭독하게 하고, 남동생의 죽음을 핑계삼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아이가 아버지와 같은 폭력을 일삼자 부모를 함께 법정에 서게 해 드라마 주제곡을 개사해서 낭독하게 하고, 부모없이 자라던 아이들에게 지갑을 선물하고, 헌혈을 하다가 부모가 자신의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가출을 해서 절도를 범한 아이가 편아히 잠들수 있게 하고 집단폭행을 당한 소녀의 편지를 대신써서 가해학생들에게 읽어주는등 참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바로잡아 주려는 모습에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때가 있다. 실수를 하지 않도록 지도하는것이 교육이라면 실수로 인해 발생한 사태를 수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것도 역시 교육이다.' ---p135
사람이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하고 그러지만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건 아이혼자만도 부모만으로도 해결되는것이 아닙니다. 상담치료도 받고 위탁시설에서 훈육도 받고 보호감찰도 받으며 아이 스스로 깨우치는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엄마 아빠의 눈물앞에는 한없이 약해지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중재자가 되는 천종호 소년판사와 같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하단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