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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 ㅣ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평점 :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장르문학의 거장들이 단편소설 모음이라는데 내가 그동안 너무 편식을 했나보다. 하나도 아는 작가가 없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고 보니 꽤나 흥미진진한 단편들이 거장들의 작품이라 칭할만도 하다 싶다. 로맨스라기보다는 미스터리 같고 미스터리하다가도 범죄소설을 읽는 스릴이 느껴지고 스릴을 느낄라 치면 스릴과 미스터리 사이에 판타지한 면도 가미되어 있는 단편들이 역자의 자연스럽고 맛깔스러운 문체로 읽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총 16편의 짧다면 짧은 단편소설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겪을수 있는 혹은 일어날수 있는 해프닝을 주제로 삼기도 했지만 전혀 엉뚱한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수 있는 작품들도 몇 있다. 아빠가 집을 나가자 생활이 어려워져 정신지체아인 언니의 몸을 팔게 하는 오빠의 비밀을 혼자 간직하고 시집도 가지 못한채 나이 들어 죽을병에 걸려버린 동생이 거의 60여년만에 오빠를 만나 듣게 되는 실상은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고 차기작을 준비하던 작가가 밤과 낮사이'라는 한문장을 쓰고 다음 문장을 떠올리려 애쓰는 찰라 난데없이 등장한 기구때문에 벌어지게 되는 해프닝에는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난감하기만 한데 전혀 엉뚱한 결말로 독자들의 가슴을 섬뜩하게 한다.
교직을 퇴직하고도 올바르지 못한 그 어떤것에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까탈을 부리는 심술생크스 여사의 이야기는 조카의 편지속에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 조곤조곤 고쳐 적어 보낸 답장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그야말로 심술쟁이 마녀 같은 캐릭터다. 결국 그녀는 어느날 목이 졸려 죽게 되고 변사체로 발견이 되지만 용의자가 하두 많아 범인을 잡을수가 없다. 또한 아내의 옛남자친구와의 사진 한장 때문에 온갖 상상을 다 하다 결국 그 남자를 찾아가기에 이르는 이 남편은 정말이지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인건지 아니면 단순한 집착인건지 해도해도 너무하다 싶은데 결국 끔찍한 결말에 이르고 마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숨겨둔 옛남자친구 사진이 없나 괜히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날 벌어진 영유아 치사 사건을 다룬 이야기와 도끼에 죽임을 당한 사건을 발가락 도장으로 해결하는 이야기와 바람난 여자가 남편을 죽이려 하다 자신이 죽임을 당하고 결국 남편마저 죽임을 당하는 아이러니한 이야기, 파리의 거리에 버려진 아름다운 소녀의 시체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해가는 추리소설가 이야기등 참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해변가, 혹은 슬럼가등 여러 배경과 마약, 방화, 사기등 참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펼쳐지고 있는데 장르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어딘지 통하는 구석이 많은 단편들이다.
단편임에도 각각의 캐릭터들이 개성이 뚜렷해 무척 인상적으로 뇌리에 남는다. 추리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잠깐의 짧은 막간을 이용해서 읽어주면 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채울수 있을 이 단편모음집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