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언제였는지는 기억에 가물거리지만 천명관 작가의 책을 한권 들고 보는 순간
너무너무 흥미진진하고 스케일도 엄청 커서 손에서 놓지를 못했다.
그렇게 처음 만난 소설은 [고래]였는데 그 여주인공 캐릭터가 정말 어마어마했던 기억이 난다.
무튼 그렇게 그의 산문체적으로 쓰여진 글에 푹 빠져
그의 책이라면 다 찾아 읽었던 그때가 떠오르는데
마침 콩가루 집안같은 이야기를 담은 [고령화가족이]영화로 나온다니
참 반가운 마음에 그의 책을 들춰본다 .
1. 고령화 가족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이 한집에 모여 살게 되었는데
평균 연령이 49세 고령화가족이란다.
그런데 이 가족 정말 제대로 된 인간이 하나도 없다.
형이란 작자는 감방을 몇전이나 들락거리고 살만 뒤룩뒤룩찐 백수,
여동생은 카페를 한다며 술팔고 몸팔면서 남자를 밝히고
주인공은 조카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고 삥을 뜯고
엄마는 어딘지 좀 수상쩍은
완전 콩가루 집안이다.
개성이 너무너무 뚜렷한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영화속에서 어떻게 보여주게 될지 몹시 기대된다.
2. 나의 삼촌 브루스리
이 책은 60년대를 배경으로
브루스리를 너무 너무 사랑한
삼촌의 파란만장한 생을 보여주는
시대극이다.
그야말로 드라마로 만들면 대박날 소설!
3. 고래
여기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완전 괴물 같았던 기억이 난다.
소설의 1부, 2부에서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와 주변 인물들의 천태만상이 그려진다.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이자 정신박약아인 춘희의 삶을 담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가 한 편의 복수극"이라는 작가의 말대로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을 품고 죽은 박색 노파가 등장, 주인공을 파국으로 이끈다는 설정이다.
4. 유쾌한 하녀 마리사
천명관의 첫 소설집이다.
2004년 겨울, 장편소설 <고래>로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비범한 신인의 등장을 알린 작가 천명관. 이후 3년, 그의 첫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고래>가 끝없이 확장되고 뻗어나가는 환상적 이야기였다면,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일상 속에 숨겨져 있는 삶의 비의를 무심하게 건드리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만담같이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는 그의 글은 한번 읽으면 푹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의 새로운 책이 언제쯤 나오게 될지 몹시 기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