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골목 - 세계의 숨은 걸작 2 : 체코 높은 학년 동화 26
바츨라프 르제자치 지음, 김경옥 옮김, 김중석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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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통쾌하고 유쾌해지는 책이다. 불의를 보면서도 감히 맞서 대응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어른인 참 비겁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건지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는 고리대금업자를 골탕 먹이고 곤란에 빠트리는가 하면 결국엔 쫓아내기까지 한 주인공의 용감한 행동때문에 걱정보다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대장간 골목 잡화점은 하루벌이도 힘든 삶을 살아가는 어려운 사람들이 외상으로 물건을 사고 삶을 이어가는 가게다. 그런데 이 가게 주인은 인색하기 짝이 없는데다 터무니없는 이자까지 받아 챙기는 고리대금업자다. 이른두살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열세살 프란티크는 이 잡화점 가게에서 일하면서 주인의 못된 행동에 화가 난다. 자신이 조금 더 일했음에도 정당한 값을 치르지 않는 주인의 풋콩을 일한만큼 몰래 훔쳐가면서도 양심에 찔려 그 값을 갚는 프란티크의 모습에서 요즘 보기드문 정의로움을 느끼게 된다. 

주인 아저씨의 터무늬 없는 외상값을 적어 놓는 녹색장부를 보고 감히 남들은 생각지도 못한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있어서도 망설임이 없다. 녹색장부를 훔치러 갔다가 문이 잠겨있어 고양이를 들여보내 주인을 골탕 먹이게 된 일은 의외로 온 마을에 웃음꺼리가 되어 주인아저씨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란을 틈타 녹색장부를 빼돌려 숨기지만 어쩐일인지 가게 주인은 녹색장부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경찰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런데 프란티크가 노심초사하고 숨긴 녹색장부가 사라지게 되고 더이상 숨길수 없어 할아버지에게 털어 놓는다. 도대체 녹색장부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녹색장부가 사라지고 없으니 가게주인은 더이상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게 된것에 화가 나 가장 빚을 많이 진 사람을 의심하고 그를 골탕 먹이기 시작하는가 하면 오갈데 없는 할머니마저 창고에서 내 쫓아 죽음으로 몰아가기까지 한다. 프란티크는 자신이 못된 가게 주인을 혼내주려 했던 일이 어려운 사람들을 더욱 곤란하게 만드는것만 같아 내심 걱정을 하게 되는데 다행히 고양이발자국으로 결성된 할아버지친구에게 도움을 받아 또다른 웃음꺼리를 만들어 가게 주인을 골목에서 쫓아내기에 이른다. 

보통의 이야기들은 나쁜 사람을 교화시켜 착한 사람을 만들어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 비해 이 책은 한 소년의 정의를 위한 행동을 실천에 옮기는 용기를 통해 유쾌하고 통쾌함을 준다. 물론 소년의 행동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지만 정의로운 행동을 아무나 할수 있는것은 아니다. 나쁜 가게 주인이 대장간 골목에서 쫓겨났다고 해서 가난한 마을 사람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것은 아니지만 분명 가난하다고 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소년의 용기를 통해 배우게 된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세상이 되게 하기 위한 소년의 정의로운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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