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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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가 너무 멋진  역사동화에요)

 

역사를 소재로 한 동화를 읽을때면 그리 많지도 않은 기록들로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신기하고 놀랍기만 합니다. 역사적인 사실들을 풀어놓기만 하는 책이라면 학문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 그다지 흥미를 주지 못하겠지만 자신과 같은 어린 아이의 모험담을 들려주는 이런 동화라면 좀 더 발해에 관심을 가지고 그 기록을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요?

 

해동성국 발해의 금씨 상단 대상주의 딸로 엄마를 따라 나섰다가 풍랑을 만나 모든것을 다 잃게 된 홍라가 어떻게든 상단을 이끌어 보려 첫 교역의 길에 오릅니다. 대상주의 딸이라면 어느정도 장사수완이 있을거 같지만 엄마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홍라가 몇 안되는 사람을 이끌고 상단을 꾸려 먼 길을 나서기로 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호위무사 친샤와 월보, 비냥자, 쥬신타와 함께한 홍라앞에는 좌절과 배신이라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홍라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빚을 잔뜩지고 있어 자신의 상단을 꿀꺽 삼키려 하는 말갈인 섭씨의 아들 쥬신타의 등장으로 한층 이야기가 더 팽팽해지는거 같지만 아버지의 뜻과는 사뭇 다른 생각을 하는 쥬신타의 도움을 받게 되기도 하고 신라사람이면서 자신의 상단을 따라온 비냥자나 월보 또한 자신이 혼절했을때 따뜻한 죽을 구해오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말로는 다하지 못하는 고마움을 마음속 깊이에 품게 된답니다. 그리고 처음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상단을 이끌고 무역길에 올랐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결국 모든것을 다 잃게 되면서 홍라는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홍라는 말없이 두손을 펼쳐 보았다. 다 잃어버렸다. 묘원의 보물도, 친샤도, 월보도, 그리고 비녕자도 모든걸 잃었다. 그런데도 어쩐지 두손 가득 뭔가가 느껴졌다. 잃어버린 것들 대신 무언가를 손에 쥔 것 같았다. ...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p171

 

이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홍라를 비롯한 주위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각자의 꿈을 품고 함께 움직이고 행동하고 서로 갈등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모두가 스스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주 오래전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했던 발해의 홍라가 비단길에 오를 결심을 하게 된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우리 아이들 또한 각자의 꿈을 세계를 향해 뻗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발해를 비롯해 우리의 역사를 자기네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중국의 동북공정 어쩌구하는 말도 안되는 횡포 앞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서라도 홍라의 이야기가 우리 아이들의 가슴속 깊이 콕 박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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