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보고서 미래의 고전 30
박완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끼리도 그렇고 어른들끼리도 그렇고 서로를 잘 알지 못해 오해가 생기고 서로 질시하고 미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나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아무래도 끼리끼리 어울리기를 좋아하다 보니 뭔가 작은 문제 하나만 생기더라도 사이가 급격히 멀어지게 되고 서로 적대시하기까지 하게 되는데 그런 아이들을 서로 묶어 놓고 같이 시간을 보내게 하고 서로를 알아가게 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아마 그런 바램을 담은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낸듯하다. 서로 늘 다투고 싸우던 성격도 생활환경도 전혀 다른 기민이와 현섭이를 통해서 서로를 알게되면 누구든 친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듯 하다.

 

말썽꾸러기 현섭이와 모범생 기민이가 서로 싸우자 선생님은 문제아 보고서를 쓰라고 한다. 그건 다름 아닌 서로 같이 급식을 먹고 일정시간을 같이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게 된것을 보고서로 쓰는 참 특이한 반성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현섭이와 기민이의 탐색전은 처음엔 무척이나 힘겹고 어려울것처럼 보였지만 어쩐지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서로의 집을 방문하면서 둘은 서로가 얼마나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고 또 서로 몰랐던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가 하면 특히나 기민이는 하지 않던 컴터 게임과 아토피때문에 먹지 못하는 과자를 먹기도 하고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현섭이 따라 기타를 배우기까지 한다. 급식을 같이 먹으면서도 서로가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밥을 같이 먹는다는것 자체가 아마 둘에게는 서로 가까워지는 커다란 계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서로 원수같던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가까워지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둘이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면서 서로가 말은 차갑고 냉정하게 하지만 어느새 서로의 처지를 부러워하다 못해 친구를 따라하고 있으니 그렇게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던 커다란 벽이 조금씩 틈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섭이의 진도개가 새끼를 낳는 모습을 보며 서로 기뻐하기도 하고 토끼굴에서는 서로가 가진 비밀을 한가지씩 털어놓기도 하면서 그렇게 점 점 가까워지는가 싶지만 또다른 친구와의 갈등으로 기민이와 또 오해가 생기고 다시 예전처럼 싸늘한 관계로 돌아가게 된다. 기민이와 친구가 되고 싶은 본심을 숨긴 현섭이는 그저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방학이 되고 받게 된 뜻밖의 기민이의 보고서를 통해 현섭이는 기민이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서로가 이미 친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역지사지란 말이 있다. 나와 그 사람과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것처럼 우리 친구들도 서로 미워하고 다투고 시기하기 보다 그 친구의 입장이 되어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니 그 친구가 되어 하루쯤 살아보는것도 좋겠다. 서로가 진짜 친구가 되기 위해서 서로가 꽁꽁 숨기고 있던 마음을 다 털어 놓듯 친구에게 나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 친구를 알아가고 친구와 가까워질 수 있는 이런 문제아 보고서라면 나는 언제든 대환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