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타마 1 - 이스트랜드의 위기
이우혁 지음 / 비룡소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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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동안 평화를 지켜온 이스트랜드가 위기에 처했다. 왕도 어머니도 제1 왕위 계승자인 형도 없는 이 왕국을 구할 존재는 왕국의 제2왕위계승자 듀란! 그런데 듀란은 울보에 말까지 더듬는 열네살 겁쟁이다. 늠름하고 위엄있는 울프블러드 왕가의 등장과 달리 듀란의 등장은 참으로 안쓰럽고 걱정스럽고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잔뜩 주눅이 들어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하는 듀란은 이웃나라로 원정을 떠나는 그들의 가족을 배웅하는 일 조차 겁이 나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도망만 치려 한다. 이웃나라들을 하나둘 무너뜨린 괴물 골렘 무리들이 이스트랜드로 몰려오는 이 순간 이제 이 왕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사실 이런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 캐릭터는 어딘지 남들과는 차별되는 능력을 가졌다거나 용기를 보여줘야할 거 같은데 이 책에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못난이 같은 존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허약한 존재지만 작은 거미와 같은 곤충과 징그러운 뱀과 같은 동물과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며 분명 어떠한 동기로 인해 그 누구보다 용기 있는 존재가 되리란 사실을 짐작하기 마련인데 다만 그 과정을 어떻게 그려갈지가 관건! 이 책에서는 고타마라는 아주 작은 반딧불과 같은 신비로운 존재를 등장시켜 듀란의 숨겨진 용기와 힘을 스스로 끌어내게 만드는 소재가 되는 내용들이 꽤 흥미롭게 전개된다.


판타지 소설인만큼 거대한 바위 괴물 골렘과 같은 존재가 등장하고 100살도 넘은 마법사도 존재한다. 신비의 빛으로 등장한 고타마 또한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힘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듀란의 상상에 의해 그 힘이 발휘되며 거기에는 세가지 제약이 따른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힘이어야 하며 자신이 확신하는것만 가능하고 전에 사용했던 힘보다 더 강해야만 한다. 생각에 따라서는 그닥 까다로운 조건이 아닐듯 하지만 처음부터 골렘을 물리치기 위해 그보다 큰 검의 힘을 사용하고난 후 그 조건을 만족하는 힘을 상상해야한다는 것이 많은 제약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마법사를 통해 깨닫게 된다.


듀란의 주변 인물들로는 언제나 그를 걱정해주고 보필해주는 스탕달, 줄리앙이나 까미유, 그리고 오래전부터 마법사를 키워온 플레베르, 듀란의 전담 치료사와도 같은 자끌린등이 듀란의 곁에서 직언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그가 왕국을 지켜나가기 위한 자질을 갖추게끔 이끌어 주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도 몸을 아끼지 않고 듀란을 지키며 그를 믿고 용기를 주려 하는 그들이 있어 듀란은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는건 아닐까 싶다. 또한 모든것을 포기한 그 순간 반딧불과 같은 작은 존재를 끝까지 지켜주려 했던 듀란의 마음이 고타마를 불러 들였다. 마음으로 약한 자를 위할 줄 아는 듀란과 친구가 된 고타마는 듀란에게 참 많은것을 깨우쳐 준다.


듀란은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스스로 들여다 보기 시작했으며 작고 사소한 것이지만 그것을 실천에 옮겨 용기의 싹이 트기 시작한다. 그러나 망령을 물리치기 위해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려 그보다 더 원한이 깊은 존재를 불러들임으로써 오히려 왕궁이 부서지는 위기를 맞게 되지만 그 또한 좋은 경험이 된다. 우리는 살면서 좋은일과 나쁜일들을 참 많이 겪게 된다. 사실 어떤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없는한 어떤것이던 선택해야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질수 밖에 없다. 다만 실패하더라도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경험으로 삼는다면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데 도움이 되는것처럼 듀란 또한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것이라 믿는다.


아직도 스스로 겁쟁이라 생각하는 듀란이지만 가족을 구하기 위해 악의 화신 크롬웰이 머무는 콜드스틸로 향한다. 이제 막 깨어나기 시작한 용기로는 무모한 일이 아닐까 싶지만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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