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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광 녀석들 ㅣ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1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송정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린 가끔 분명 코믹한 이야기인데 그순간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한참 후에야 웃게 되는 사오정 같은 그런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 아마도 그건 내가 그들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웃음코드가 맞지 않아서 인것 같은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치만 결코 재미가 없다거나 흥미롭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뱀파이어가 되어 살아가야 하는 스물여섯살 조디와 그녀에게 반해버린 토미의 이야기는 좀 색다른 느낌을 주고 괴짜 같은 캐릭터들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행동들은 충분히 흥미롭다.
스물여섯살, 다이어트중이던 조디는 어느날 밤 뱀파이어가 되어 우아하지 못하게 쓰레기통 아래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줄 사람을 물색하다 작가 지망생 토미를 만나 그와 함께 살아가면서 온갖 해프닝을 벌이게 되는데 작가적 상상력이 풍부한 그는 조디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고 뱀파이어에 관한 책들을 빌려와 속설이 맞는지 확인하려 온갖 실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적인(피를 마시고 빛에 약하고 낮엔 시체처럼 잠을 자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듯한 조디는 무척 외로움을 타고 사랑에 굶주린 인간적인 친근함을 보여준다고 해야 할까?
꼭 이런 책에서는 어딘지 좀 어수룩하거나 엉뚱한 존재들이 등장하곤 하는데 황제폐하라 칭하며 언제나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하는 노숙자와 강아지 두마리가 그렇고 토미가 일하는 직장 동료 애니멀스들 일곱명이 그런 존재다. 왠지 괴짜 같은 그들의 행동은 정말 감당이 안되고 참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토미는 그들의 온갖 장난과 넉살을 잘 받아 넘기며 친구가 된다. 토미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것 같지만 왠지 더 꼬이게 만들어 버리고 적당히 얼버무리며 살아가는 그들은 정말 못말리는 괴짜들 같기만 한데 결론에 이르러서는 꽤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조디 주변에서는 자꾸만 살인의 흔적이 남겨지고 원조 뱀파이어가 어슬렁 거리며 조디를 불안에 떨게 만드는데 언제건 그녀를 죽일 수 있다는 원조 뱀파이어는 자신의 모습을 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뱀파이어가 박쥐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본듯한데 검은 구름같은 안개의 모습으로 변한다니 새로운 판타지다. 원조뱀파이어로부터 토미를 죽인다는 협박을 받은 조디는 토미로 하여금 뱀파이어가 잠이 드는 낮시간에 원조 뱀파이어를 없앨 작전을 짜게 만들어 일곱명의 에니멀스들과 황제폐하 노숙자와 강아지 두마리가 모두 총출동해 원조 뱀파이어를 찾아내고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이 소설에서 가장 판타지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죽어가는 원조뱀파이어를 살려 뱀파이어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조디는 분명 그녀를 다시 사람이 되게 해 줄수도 있다는 존재가 등장하지만 밤시간에 다녀야하고 피를 마셔야한다는 불편함만 감소한다면 늘 건강하고 아름다운 뱀파이어로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긴 조디는 어떤 결심을 한듯 토미와 입맞춤을하며 1편이 막을 내리게 된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뱀파이어 러브스토리1 권은 뱀파이어가 된 조디가 그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과 진정 토미를 만나 사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 등장하는 주변인물들과 갖가지 사건들은 때로는 코믹함으로 때로는 황당함으로 다가오게 되는데 이 작가는 유명작가나 그들의 책속의 등장인물 혹은 책속의 이야기를 자주 들먹거리며 은유적인 표현을 쓰고 있어 괄호안에 해설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 쉽게 웃지못하기도 하며 또 문화가 달라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다음편 이야기가 기대되는것 또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