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클래식 보물창고 10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민예령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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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이미 한번 읽은 적이 있다. 물론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중도하차했다가 이번에 멋진 작가의 모습을 담은 책 표지로 새로 나온 이 책을 보고 괜한 오기가 발동해 눈을 부릅뜨고 책을 읽어 나갔다. 그런데 꼭 무슨 영화를 보는것만 같은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 닉이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개츠비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졌다. 이렇게 재밌는 책을 내가 왜 중도에 읽기를 그만두었을까?

 

세상에는 수군거릴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그에 관해 수군거리고 있었다. 이것은 개츠비가 그만큼 사람들에게 낭만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였다. --- P67

 

첫부분의 아직 개츠비라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그에 대한 무성한 소문만을 들었을때는 독자인 나 또한 주인공과 같은 호기심이 발동해 개츠비라는 인물을 내멋대로 상상하게 된다. 분명 콧수염을 기르고 배라 불룩하게 나온 중후한 멋을 지닌 중년의 신사쯤으로! 하지만 이웃집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를 받고도 코앞에서 그를 알아보지 못해 깜짝 놀란 닉과 함께 나 또한 놀란다.

 

만약 다시 출발점에 설수만 있다면 그래서 모든것을 천천히 다시 할 수만 있다면 그는 그가 되돌릭 싶은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P 157

 

그렇게 인연이 된 개츠비와 닉은 점 점 친구가 되고 개츠비가 부자가 된 개인적인 이야기 또한 알게 되지만 소문으로 들은 개츠비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할길은 없다. 개츠비의 존재는 사실 전체 이야기속에 늘 그렇게 의문스럽게 남겨져 있는데 그가 닉의 친구 톰의 아내이며 사촌동생인 데이지와 서로 사랑하던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런 이유로 닉을 이용해 그녀를 다시 만나고 자신이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

 

사실 개츠비는 5년전 자신의 처지가 불우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그동안 그녀와 비슷한 부와 사회적 지위를 얻으려 물불 가리지 않고 그렇게 무성한 소문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이 살아온 순정남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남자의 부와 명예 그리고 자신의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켜줄 남자만을 사랑할줄 아는 데이지는 자신의 사고까지 대신 뒤집어써준 개츠비를 두번이나 배신하는 무척 이기적인 여자다.

 

이소설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파티가 성행하고 물질만능과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는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태어날때부터 부자여서 흥청망청 돈을 써대고 도덕관념보다는 어떤 일이건 돈으로 모든걸 다 해결하려는 그당시의 개인주의를 대표하는 톰과 데이지, 그리고 가진것은 없지만 신분상승을 위해 자신의 이름까지 바꾸고 부를 축적하기 위해 온갖 일을 해왔지만 결국 허황된 꿈을 쫓다 그만 허무하게 죽게 되는 개츠비와 같은 인물사이의 중립적인 인물로 주인공 닉이 그들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들려주고 있다.

 

여름밤마다 파티를 열어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던 개츠비의 집이었지만 오해로 인해 총을 맞고 죽고 난 이후 그를 위해 장례에 참석하러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뒤에서 늘 수근거리면서도 호기심과 파티라는 유흥에 개츠비를 보러 밤마다 몰려오던 사람들이 불행한 사건사고를 당한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아 모두 회피하는 모습에서는 닉처럼 당황스러움과 인간에 대한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 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P253

 

데이지를 다시 만나 그녀와 다시 사랑하기를 원하는 개츠비를 보면서 어쩐지 그는 갖지 못한 꿈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듯한 생각이 든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또한 갖지 모산것에 대한 허황된 환상을 쫓고 있는건 아닌지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자신도 바람을 피우면서 아내의 외도만은 용납하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을 죽게 만든 톰의 캐릭터는 도저히 용납할래야 용납할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세상에는 오리혀 그런 존재가 아무일 없다는듯 고개 들고 살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회의적이라 하겠다.

 

어쩐지 자신과는 잘 섞이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았다는듯 다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닉처럼 우리 또한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되는 이야기다. 100년쯤 전에 쓰여진 소설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같은 교훈을 준다는 사실과 영화와 같은 이야기 전개는 읽는 내내 흥미진진함을 주는 이후에도 길이 남을 세계명작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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