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 없는 4학년 창비아동문고 152
주디 블룸 지음, 윤여숙 옮김, 오승민 그림 / 창비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왜 그럴까 무지 궁금했었는데 책속의 주인공이 항상 동생한테 관심을 빼앗기니 자신은 별볼일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듯 생각한다. 사실 별볼일 없을 수가 없는데 아무래도 부모의 관심사는 세살박이 어린 동생에게 온통 쏠려 있으니 그렇게 생각할만도 하다 싶지만 11살 피터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을거 같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릴적 줄줄이 셋이나 되어서 나 또한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우리집 두 아이들을 키우며 큰아이가 그랬을거 같은 생각도 든다.

 

피터는 세살박이 말썽꾸러기 동생 퍼지때문에 하루도 속 편할 날이 없다. 그런데 언제나 사람들은 동생에게만 관심이 많고 동생이 뭘해도 관대하고 동생이 늘 사고를 치는데도 동생 걱정만 하니 그런 동생이 얄밉고 때로는 없었으면 좋겠고 때려주고 싶기까지 하다. 정글짐 꼭대기에서 새가 되어 날다가 이빨이 두개나 부러지고 친구들과 함께 공동과제를 하던 피터의 숙제에 낙서를 하고 급기야 피터가 키우는 애완동물 거북이까지 삼켜버리는 정말 기상천외할 정도의 말썽을 피우는데도 엄마는 그런 동생을 나무라기는 커녕 잘 보살피지 못했다고 피터를 나무라기만 한다.

 

부모라면 아무래도 아이가 말썽을 피우는게 못마땅하기는 하지만 안전이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다, 하늘에서 새가 되어 보겠다고 떨어졌으니 어디가 부러지지 않았을까 걱정이되고, 형의 애완 거북이를 삼켰으니 몸이 어디가 잘못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형을 조금만 생각해 주었더라면 혹시 동생을 조금 더 잘 보살피는 형이 되어 주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그런 일이 있은 후 이 책속의 엄마 아빠는 형의 마음을 다독여주기도 하고 깜짝선물을 하기도 하면서 엉클어진 마음을 풀어주기는 한다.

 

동생 퍼지를 가만 보면 무척이나 형을 못살게 구는거 같지만 실은 형을 많이 따르고 있다. 형이 신는 신발이랑 똑같은 신발을 신겠다고 때를 쓰기도 하고 무엇이건 형보다 잘하려 애를 쓰는데 우연히 자전거 광고모델이 된 퍼지는 자전거 타기를 거부하다가 형이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고 욕심이 나서 그제서야 자전거를 타겠다고 때를 쓰고 치과에 가서도 입을 벌리지 않으려다 형이 입을 벌리는 모습을 보고 형보다 더 크게 입을 벌리겠다고 야단을 떤다. 동생들도 형 못지 않게 형은 무엇이건 잘한다는 사실에 무척 샘을 내는것만 같다.

 

주디 블룸이라는 이 작가는 어쩜 이렇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잘 써 놓았을까? 내가 장녀여서 동생들을 보살펴야했고 말썽 많은 동생때문에 짜증이 났던 어린시절 내 모습을 그대로 피터를 대신으로 담아 놓은 것만 같고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있었던 일들과 비슷한 사건 사고들을 들여다 보게 해주고 있어 정말 남얘기 같지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라 하겠다. 미국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화작가 주디블룸의 이 동화는 동생때문에 괴로운 누나와 언니와 형들의 마음을 잘 다독여 줄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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