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클래식 보물창고 1
루이스 캐럴 지음, 황윤영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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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참 간섭하기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 그때 그때 말을 하지 않고는 못베기는 앨리스와 함께 라면 심심한날이 없겠다는 그런 생각! 언제 어디서건 절대 주눅들지 않고 자기 할말은 또박 또박 하는데다 하지 말아야할 말도 서슴없이 뱉어 내는 모습이 어떤땐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지만 어떤땐 그 당돌함으로 위기를 벗어나기도 하니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 없는 캐릭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책은 우리집에만도 출판사별로 한 너댓권의 책이 있는듯 하다. 그만큼 여러 출판사에서 또다른 번역본으로 심심치 않게 출간하는 명작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때마다 또 읽어봐도 절대 지루하거나 심심할 수 없는 이유는 번역하는 사람의 시대별로 그 맛이 다른 문체와 앨리스의 중구난방, 좌충우돌, 기상천외한 상상과 동문서답 같으면서 하이개그적인 말놀이가 가미된 이야기때문인거 같다. 자신의 딸을 위해 이렇게나 재미난 책을 만들었다는 루이스 캐럴을 직접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앨리스를 보며 그를 만나는것만 같은 대리만족을 느껴보게 되는 듯도 하다.

 

앨리스는 시계를 들고 옷을 입은 토끼가 늦었다고 급히 서두르는 정말 이상한 상황을 보면서도 무척 태연하다. 토끼를 따라 끝도 없을거 같은 굴속으로 빠져들면서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온갖 상상을 하는 장면 또한 흥미롭다. 게다가 몸이 줄었다 늘었다 하는 약을 마시며 펼쳐보이는 이야기는 마술을 부리는것만 같고 자신의 눈물이 강이 되어 모두가 물속으로 떠내려가는 장면은 정말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장면이면서 쥐를 만나 자꾸만 쥐잡아 먹는 고양이나 개 이야기를 주책없이 하는 앨리스가 참 얄미워지기도 한다.

 

이 이상한 나라에서조차 앨리스의 존재를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것 또한 앨리스의 상상속이어서인걸까? 모두의 몸을 말리기 위해 둥그런 선을 그리고 경주를 하는가 하면 그래서 모두가 1등이 되기도 하며 끝없이 이어질것 같은 생쥐의 이야기는 다름 아닌 앨리스의 호기심 때문에 끝이 날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떠나 버린 생쥐를 아쉬워하며 새를 잘 잡는 자신의 고양이 이야기를 해 주변의 새를 모두 쫓다니 앨리스는 일부러 그러는걸까 아니면 정말 몰라서 그러는걸까?

 

앨리스의 이야기중 가장 흥미진진한건 사월의 토끼와 모자장수를 만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과 무엇이건, 누구든 맘에 들지 않는건 모두 목을 치라고 명령을 내리는 여왕의 크로케 경기가 아닐까 싶다. 사월의 토끼와 모자장수는 여왕의 분노로 늘 차를 마셔야하는 시간의 함정에 빠져 자리를 옮겨가며 찻잔을 씻을 사이도 없이 늘 차를 마시며 살아 가며 도대체 앞뒷말이 되지 않는 말만 늘어 놓고 있다. 그런 다과회에 끼어 앉은 앨리스의 온갖 질문에 정말 엉뚱하게 대답하는 모자장수라니 앨리스보다 더 황당한 캐릭터다. 문득 이 장면을 볼때면 자꾸만 조니뎁이 나오는 그 영화가 떠올라 그냥 웃음이 난다.

 

아무튼 도무지 미쳐버릴것 같은 다과회를 빠져 나온 앨리스는 트럼프 군사들을 만나 그들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너무도 당당하게 여왕앞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질문에 꼬박꼬박 답하는가 하면 궁금한건 참지 못하고 묻는다. 특이하게도 여왕이 늘 이사람 저사람 다 목을 치라고 하지만 전혀 사람은 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찌 보면 꼭 말장난을 하는것 같이 목을 치라는 명령에 몸을 숨기고 목을 없앴다고 말하고 머리만 등장한 체셔 고양이의 목을 치라는 명령에 몸이 없는데 어떻게 목을 치냐는등 우왕 좌왕 야단법석을 떨기도 한다. 왜 하루종일 목을 치라고 말하는 왕비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전혀 사라지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듯 하다. 또한 살아있는 동물들로 벌이는 말도 안되는 크로켓 경기는 그 과정이나 결과가 전혀 예상밖이어서 더 흥미롭다.

 

이 소설은 정말이지 몇번을 읽는데도 늘 새롭게 느껴지고 늘 흥미진진하다. 앨리스는 물론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갖가지 캐릭터들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이야기이면서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상상의 세계, 이상한 나라에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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