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더스의 개 동화 보물창고 49
위더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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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만화영화를 통해 만났었던 넬로와 파트라슈의 이야기를 동화로 다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특히나 아이들 동화책의 짤막한 문장이 아닌 원작을 완역한 책이어서 그 문장이 참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한마리 늙고 초라한 개와 홀로 남겨진 소년 넬로의 이야기는 참 슬프지만 둘의 우정은 여전히 감동적이네요,

추운 겨울 자신이 꿈꾸던 그림 앞에서 싸늘한 시체가 되었지만 둘이 꼭 끌어안고 있는 마지막 장면에서

죽어도 좋으니 한번만 봤으면 좋겠다던 그림을 보며 행복했을 넬로를 떠올리니 가슴 한켠이 아리고 콧날이 시큰합니다.

 

파트라슈가 넬로와 할아버지를 만나기전의 학대받던 이야기는 같은 사람으로써 참 부끄럽게 여겨지게 합니다.

내내 부려먹기만 하다 지쳐 쓰러져버린 파트라슈를 죽었다고 여겨 버리고 가기까지 하는 사람이라니,,,

하지만 그렇게 쓰러져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던 파트라슈를 넬로와 할아버지는 집으로 데려갑니다.

아마도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그들의 눈에 파트라슈는 자신들의 모습을 겹쳐 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난해서 먹지 못하는건 마찬가지지만 파트라슈에게 두 사람은 천사와도 같은 존재로 이전과는 달리 행복하게 살게됩니다.

 

어린 꼬마인 넬로와 병들고 지친 할아버지와 살아가면서 그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우유수레를 끌기를 자처하는 파트라슈!

그런 파트라슈가 어쩌면 넬로와 할아버지에게도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듯 합니다.

넬로와 처지가 상반되게 다르지만 서로 친하게 지내던 풍차방앗간의 알로아와의 사이를 갈라놓는 알로아의 아버지!

가난이 무슨 죄가 된다고 성실하고 착하고 번듯하게 자란 넬로를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그가 참 원망스럽습니다.

비록 가진건 없지만 그림에 대한 천재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는 넬로를 조금만 따뜻하게 대해주었더라면

넬로는 알로아와 파트라슈와 조금 더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셔서 완전히 외톨이가 된 넬로는 알로아의 아버지의 모함으로 더이상 우유배달도 하지 못합니다.

그림대회 우승을 노리고 작품을 출품했지만 우승자는 결국 자신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실의에 빠진데다

집에서마저 쫓겨난 넬로는 파트라슈가 찾아낸 돈이 두둑히 든 지갑을 알로아의 아버지에게 돌려주고 파트라슈를 맡깁니다.

그제서야 넬로의 진심을 알아주는 알로아와 가족들의 모습은 기쁘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합니다.

자신만 따뜻한 곳에 남겨두고 간 넬로를 잊지 못해 결국 레미를 찾아 나서는 파트라슈,

넬로가 항상 간절히 소망하던 루벤스의 그림을 보며 둘은 마지막을 함께하며 행복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둘의 모습을 보며 이제서야 그들을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라니 참으로 서글프기 그지 없습니다.

왜 사람들은 뒤늦게서야 후회를 하고 뒤늦게서야 그 사람의 가치를 알아보는걸까요?

오랜만에 어린시절 즐겨보았던 만화영화를 떠올리며 다시 읽게 된 플랜더스의 개는 그때만큼 즐겁지는 않았지만

가난이 죄가 아님을, 한마리 개와의 진한 우정을 통해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슴에 담아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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