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2 어린이를 위한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2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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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땅끝마을 해남에서 시작한 한비야의 걸어서 국토종단이 이제 중반에 접어 들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비야의 국토종단은 어느새 반이나 진행되었으며 땅끝 해남에서 걸어서 못간다했던 그 할머니의 말씀에 반항이라도 하듯 혼자서도 열심히 간다. 작은 한방울의 낙숫물이 커다란 바위를 뚫듯 그녀의 한걸음 한걸음이 그녀의 꿈을 이루게 해 주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세상에는 각자 자기만의 속도와 진도로 짜인 나만의 시간표가 있다' ---p39

 

문경새재를 넘어가며 문경새재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들과 열녀비, 송덕비가 많이 세워져 있는 모습에 옛시대의 사회관습을 살짝 비꼬기도 하며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을 달래기도 하고 고추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를 하며 살아 온 할머니를 만나 그래도 불쌍한 사람은 나몰라라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찡해지고 남북이 갈라져 서로가 총을 들이대야했던 그시절의 아픔을 잠시 느껴보기도 한다. 자랑스러운 우리말을 사용하기를 권하는 그녀의 이야기에 우리말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며 여자라서 여행길에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지난해 낙안읍성민속마을 민박집에 하룻밤 묵게 된적이 있다. 한참 늦은시간에 부랴 부랴 들어가게 된지라 저녁도 먹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우리 부부를 보던 민박집 할머니는 어느새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을 차려 내오시는게 아닌가! 그냥 마트에 나가서 삼각김밥에 라면이나 사먹자고 하던 차에 생각지도 못했던 훈훈한 인심을 느끼고 크게 감동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처럼 종단길에서 묵게 된 곳에서 만난 할머니와의 진솔한 이야기와 정이 담뿍 담긴 생생한 이야기에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낀다. 또한 여자로서 혼자 길을 걷다 봉변을 당할뻔했지만 재치있게 위기를 모면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소리치는 그녀의 모습에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도 된다.

 

혼자걷는 여행길에 때로는 친구와 가족이 동행하는 특별한 추억이 주는 즐거움 또한 크다. 그곳이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친구가족과 함께 길을 걷고 궂은 날씨지만 찾아와준 동생네 가족과도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이야기가 즐겁다. 입산금지된 산이지만 어떻게 해서든 국토종단의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그 일을 성취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세계를 걸어서 세바퀴반이나 돌았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은 아닌가보다. 아니 그 일에 비하면 우니나라 종단은 식은 죽먹기였을까? 그 길에 만난 여행이란것이 만권의 책만큼 값지다는 것을 알고 실천해 나가는 뉴질랜드 가족 이야기는 선뜻 그러지 못하는 내게 채찍이 되기도 한다.

 

입산금지된 설악산에 출입허가를 받고 그 능선을 따라 걸으며 백두대간이라는 또다른 꿈을 품기도 하며 외국인을 만나 우리 나라에 대한 우수성을 이야기하며 내나라 사랑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그네들에게는 그것이 그닥 중요한것이 아닐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의 이런 특별한 경험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결심으로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 이야기까지 참 흥미진진한 국토종단기가 아닐 수 없다. 약 800킬로를 10키로 정도 무게의 배낭을 짊어지고 49일간 걸어왔으며 이제 마지막 통일전망대에 올라서도 그녀는 또 다시 그곳에서 저 북한의 끝까지 종단하게 되는 상상을 하는 그녀를 보니 정말 못말리는 사람이다.

 

'꿈을 이루고 싶은가? 방법은 간단하다. 내일도 모레도 아닌 오늘, 한꺼번에 많이씩이 아닌, 한번에 한걸음씩 그 꿈을 향해서 걷는 것이다.' --- p118

 

책의 뒷편에는 한비야가 추천하는 도보여행 베스트코스와 잘 걷는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비야가 추천하는 곳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코스를 만들며 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값진것은 없을듯 하다. 걷는법 또한 마찬가지다. 오랜 걷기 여행의 경험자인 그녀의 조언을 참고 삼아 자신만의 걷는법을 발견하게 된다면 발걸음이 가벼워 몸도 맘도 모두 즐거운 도보여행이 될 수 있으리라! 자, 이제 국토종단의 꿈을 안고 그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가는 일만 남았다. 그녀의 말처럼 더 높이 더 멀리 저 미지의 세계를 향해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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