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는 외계인 미래의 고전 28
임근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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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편의 각각의 단편들이 어쩜 하나같이 절로 고개 끄덕이게 하는 이야기들인지 꼭 어느 신문의 사회면을 보며 무언가를 깊이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을 받게 한다. 우리는 가끔 길을 가다보면 한번쯤 눈길이 가는 사람이나 상황들을 맞딱드릴때가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일들이 내일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심하게 지나치게 되었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부터는 여럿이 함께 있는데도 혼자있는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이 세상은 점 점 자기 혼자만의 세상이 되어 가는거 같아 이 또한 심각하게 고려해야하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만 우리 사회와 이웃과 친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어쩌면 왕따라고 생각했던 그 친구가 의외로 나와 절친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며 마트나 길거리를 배회하는 할머니를 좀 더 따뜻하게 보살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누군가로부터 잘못된 문자를 받았을때 바로 답장을했더라면 한생명을 살릴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며 친구에게 좀 더 솔직했더라면 그 친구가 외계인이 되지 않게 할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사소한것 같은 조그마한 관심이 어쩌면 부메랑처럼 커다란 원을 그리며 내게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이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일곱편의 이야기중 가장 가슴 찡하게 했던 이야기는 아빠 엄마 없이 할머니 홀로 손녀를 키우며 멀리 하늘나라에 있는 손녀의 부모에게 대화하듯 쓰는 할머니의 [마음으로 쓰는 편지]와 미처 자신이 보낸 문자를 받지 못해 죽음으로 치닫게 된 친구를 생각하며 자신에게 잘못 보내온 한통의 문자를 전해주기 위해 약속장소로 달려가는 [달리고 달리고]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이 책은 아이들보다는 우리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지하며 특히나 [달리고 달리고]는 주인공이 얼른 그 문자를 전해주고자 하지만 갖가지 힘겨운 관문을 넘고 또 넘어야 해서 그 상황의 긴박함을 더욱 고조 시키고 있다.

 

[마음으로 쓰는 편지]의 할머니의 편지를 읽으며 설마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겠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오게 되는 부분에서는 할머니만큼 마음이 무거워진다. 혼자 근근히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무엇이건 다 괜찮다는 손녀가 대견해서 그냥 전적으로 믿었던 할머니에게 손녀의 모든 거짓말이 얼마나 커다란 무게로 가슴과 어깨를 짓눌렀을까? 어쩌다 불행의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에 가고 없는 손녀의 부모지만 그들에게 변명아닌 변명을 하며 모든것이 자신의 잘못인양 고백하는 할머니의 편지는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읽는 재미를 주기도 하며 찐한 감동을 준다.

 

[달리고 달리고]는잘못 온 문자 한통이 잘못온거라는 사실을 전해주고자 약속장소로 가기까지 주인공의 다급함은 아랑곳 하지 않고 벌어지는 갖가지 이야기들로 인해 한편의 스릴러를 보는 기분이 들 정도다. 자신이 잘못 보낸 한통의 문자에 짤막한 답장 하나만이라도 보내줬더라면 죽지 않았을 친구와의 지나간 추억들을 문득 문득 떠올리는 모습에서 친구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며 세상은 바로 그런 조그마한 관심만 있으면 얼마든지 서로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준다.

 

나부터, 혹시 잘못 온 문자더라도 못믿는척 '잘못보내셨습니다'라고 답장을 해야겠다. 거리를 방황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먼저 '길을 잃으셨어요?'하고 물어야겠다. 친구들이 따돌리거나 말거나 내가 좋다면 그 친구를 괴롭히지 말라고 말할줄도 알아야겠다. 따뜻한 세상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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