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걸어서 세바퀴반이나 돌았다는 한비야가 이번엔 우리나라를 걸어서 종단한 이야기를 어린이 책으로 만들었다. 사실 이 책은 도보 여행지 관광정보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어느 여행서에나 있는 맛집 정보나 숙박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그야말로 길위의 학교를 가는 기분으로 읽어야하는 책이다. 한비야가 세계를 걸어서 세바퀴반이나 돌았지만 정작 가장 아름답게 생각하는 우리 나라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부끄러움에 결심하게된 우리 나라 국토종단의 길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같은 꿈을 꾸게 하는 책이 되어줄듯 하다.
우리 나라 땅끝 마을이라는 해남을 시작으로 한비야는 가장 북단에 있는 고성까지 되도록 최단 거리인 직진코스로 걷기로 결심하고 그길에 나서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의 일처럼 걱정을 해주고 차에 타라고 야단을 한다. 여자가, 것두 혼자서 국토종단길에 올랐으니 우리딸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는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용감하게 나홀로 국토종단길에 오른 그녀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는 그래도 아직 공짜밥을 주고 선뜻 잠자리까지 내어주는 우리나라 시골인심을 보여주는것만 같아 좋다. 그러니까 아직은 사람 살만한 세상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 중에 남을 위해 희생봉사하는 사람을 보며 그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한비야 또한 그녀가 가고 싶은 국토종단의 길을 홀로 걷기를 기꺼워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우리 조상들의 얼을 생각하는가 하면 혼자 걷고 먹고 자면서 문득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떠올리기도 한다. 또한 자신과 잘 사귀기 위해 매일 열심히 일기를 쓰고 모르는 상황과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통해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에게 보내는 고민과 위로를 담은 편지를 쓰기도 한다는 그녀의 지침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알찬 정보가 되어줄듯 하다.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항목이다.
그녀는 또한 가는 길만 포기 하지 않는다면 꼴찌라도 괜찮다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국토 종단의 길을 걷고 있다. 너무 곧은 나무는 강한 바람에 쉬이 꺽인다고 했듯이 곧이곧대로만 걷는 길이라면 그녀 또한 성공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가 시켜서 혹은 상을 준다고 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 그녀 스스로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 그녀식대로 끝까지 가면 꼴찌라도 괜찮다는 생각은 뭔든 빨리 헤치워야하고 꼴찌하는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이다. 때로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인증시키기 위해 그녀의 책을 사들고 가기도 하면서 때로는 자신을 알아보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홀로 당당히 걷는 그길이 참 아름답게 여겨지기도 한다.
해남땅끝에서 강원도로 걸어간다는 그녀에게 말도 안된다는 듯 걱정하던 시골 할머니들에게 보란듯이 그녀는 어느새 충청도 땅에 들어섰다. 그곳에서 부산까지 걸어가는 아줌마부대를 만나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가 힘을 내자는 파이팅을 외치며 걷기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우리국토을 종단하면서 사람사는 땅만큼 차지하고 있는 무덤을 바라보며 이제는 건강하 장기를 기증하고 화장하는 등의 장례식을 고민해야 할때라고 일러주기도 한다. 또한 한꺼번에 찾아오는 갖가지 불행한 일들도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볼 수 있게 해주는 풍요로운 삶의 일부라 여기는 그녀는 정말 긍정의 천사다.
혼자서도 용감하고 씩씩한 그녀의 국토종단길을 함께 하다보면 없던 용기도 생기고 긍정의 마인드도 팍팍 일어나는 느낌을 받게 되는 책이다. 우리 아이들도 그녀와 같은 긍정의 마인드로 국토종단의 꿈을 꾸고 실천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