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13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 그랬던가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순간 그만큼 영혼이 깎여 나간다고,,,

우리나라 작가 김려령의 신간 소설 [가시고백]이라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지만 정말 맞는말 같다.

남의 것에 눈독을 들이는 그 순간부터 내 어디선가로부터 신호를 받게 된다.

그리고 눈독들인 물건에 손을 대는 순간 정말 내 영혼의 어딘가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는 그런 느낌,

큰 도둑질은 해보지 않았더라도 사소한 도둑질 한번 정도 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알지 않을까!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아직 어린 열한살 소녀 조지아는 바로 그 영혼이 깍이는 일을 계획하나.

아빠는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살집도 없이 자동차에 의지해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녀야 하는 조지아는

다른 무엇보다 친구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될까봐 너무 창피해 500달러를 얻기 위해 개를 훔친다.

열한살 소녀가 얼마나 현실이 각박하고 힘겨웠으면 혼자서 돈벌어보겠다고 고생하는 엄마도 믿지 못해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는지 참으로 착찹하고 안쓰럽고 뭐라도 보탬이 되어 주고 싶은 그런 맘이다.

 

어찌 어찌 엄마가 구한 집은 너무도 허름한데 게다가 그집에서조차 쫓겨나게 되고

학교 친구들은 모두 행복하기만 하고 선생님은 자꾸만 부모님께 편지를 갖다 드리라고 하고

엄마가 도저히 집을 구할수 있을거 같지 않은 낌새를 느낀 조지아는 드디어 실행에 옮긴다.  

조지아가 완벽하게 개를 훔치기 위해 비밀노트에 보충해가며 적어 놓은 계획대로 그렇게!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더우기 어린 소녀가 세운 계획이란것이 완벽할수가 없지 않을까?

개를 훔치는것만 생각했지 어디에 숨기고 또 먹을것은 어떻게 공수해야할지 등등을 생각지 못한거다.  

이런 사소한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동생 토비 덕분에 계획은 더욱 완벽해져 가는데

혼자 개를 도둑질하는 것도 모자라 어린 동생까지 공범자로 만들어 버린 조지아를 어쩌면 좋을까?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자신들이 쫓겨난 그 허름한 집에 개를 숨기기로 한다.

누구나 한번 보면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강아지 윌리는 천진난만하게 조지아를 따르고

아무런 불평없이 그렇게 집에 묶여 아이들이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으며 지낸다.

그런데 꼭 이런 일에는 변수가 생기기 마련, 부랑자 같은 아저씨가 나타나 윌리와 함께 하는데

아마도 이 아저씨는 아이들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보낸 천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  ---p200

 

조지아는 현상금이 붙은 강아지 윌리를 찾는 전단지가 붙여지지 않자 조급한 마음에

스스로 강아지 주인 아줌마의 집에 찾아가 잃어버린 강아지를 함께 찾는척하며 전단지 제작까지 돕는다.

갈수록 범죄 행위가 더욱 심각해져 가는 조지아가 아저씨가 들려주는 의미심장한 말을

좀 더 빨리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미 개를 훔친 조지아는 꼭 500달러를 받아야겠다는 신념을 꺽지 않고 더욱 과감해지는데

강아지를 잃고 죽을 결심을 하기까지 하며 슬픔에 빠져버린 아줌마를 보며 마음의 갈등을 겪는다.

 

윌리만 찾는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하겠다는 아줌마의 말때문인지 아니면

아무런 댓가 없이도 다른 사람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알면서도 모른척 해준 무키 아저씨 때문인지

애초에 가졌던 결심을 무너뜨리고 강아지를 돌려주고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기까지 한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흔적은 어쩔 수없지만 이제는 양심에 거리낌 없는 발자국을 남기고자 하는

조지아를 보면서 어쩌면 한번의 나쁜 짓이 앞으로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지아의 바램은 지붕과 벽이 있는 집에서 자신의 침대에 누워자고 싶은 정말 평범하기 그지 없지만 

조지아의 평범한 바램인 집에서 살면서도 그게 행복인줄 모르고 사는 내 모습이 참 부끄럽기만 하다.

이 책은 경제적 위기에 놓인 한 가족이 집도 없이 차에서 머물며 가족마저 헤체될 위기에 직면해

어린 소녀에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실행에 옮기는 잘못을 하게 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고백하게 하면서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깨닫게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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