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속 인물들중에는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훌륭한 인물들도 있지만 결코 그런것과는 거리가 먼
게다가 어찌보면 우리 역사에 있어 오점이 될수도 있는 그런 인물들도 있기 마련이다.
나라는 백성을 돌보지 않고 서로 권력을 다투기만하는데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했던 군대를 버리자
그런 조정에 대항해서 백성들의 지지를 얻으며 백성을 위하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투쟁했던 삼별초!
역사의 한페이지에는 그리 길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가 삼별초의 장군이 되어 그들을 지휘했던
배중손의 딸 선유와 어쩔 수 없이 이중간첩 노릇을 해야만 했던 송진이의 이야기로 생생하게 되살아나
읽는 내내 그동안 너무도 무심했던 삼별초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게 했다.
그리고 또한 역사의 뒷편에서 그림자처럼 존재하다가 사라져간 그들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
몽고의 앞잡이 홍다구에 의해 목숨을 잃은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려다 몽고군에게 붙잡힌 송진!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의 상황에 마음 쓰이게 했으며
아직 열세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뜻하지 않게 힘겨운 첩자 노릇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했다.
또한 군을 지휘하는 아버지를 위해 따뜻한 밥을 해 나르며 살림을 도맡아 하는 어린 선유!
아직 엄마 아빠의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임에도 아버지의 짐이 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자신을 여러차례 도와주고 믿고 친구로 여기며 같이 몽골에 가기를 희망하던 테무게 또한
송진에게 어쩌면 탄탄한 미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줄 기회가 될수도 있을텐데 그를 마다한 송진이
비록 첩자 노릇을 했지만 끝까지 고려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몽골과 손을 잡은 정권에 대항해 진정한 백성들의 나라를 위해 싸웠던 삼별초 항쟁이
백성의 지지를 받았다는 면에 있어서는 평가를 달리해야하지 않을까?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던 고려 정권과는 달리 끝까지 죽음을 각오하고 백성과 황제를 지키려 했던
삼별초의 장렬한 최후의 모습들은 그 어떤 항쟁보다더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유 또한 포로가 되어 잡혀 가면서 송진의 청천벽력 같은 고백을 들었음에도 오히려 그를 믿어주고
고려에 남아 진정한 백성을 위한 새로운 나라가 세워질때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
그리고 송진은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선유의 그리고 백성의 소원을 담은 천불천탑을 위해
오늘도 정을 치고 망치를 두들기고 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