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레 사진관 - 하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권의 이야기가 1권의 이야기보다 조금 더 흥미로웠다고 할까?

 

1권에서 살짝 그 분위기를 느끼게 했던 부동산 여직원 가키모토와 에이이치와의 관계가 조금씩 발전되어

에이이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보상으로 눈앞에서 기차를 볼 수 있는 명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것을 계기로 그들은 한발짝 가까워지게 된다. 세번째 갈매기 봉제인형이 찍힌 이상한 사진을 추적할때에는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 독립 영화를 보기 위해 가키모토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면서 은근슬쩍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하게 되는 등 점심시간 둘만의 벤치에서의 만남등으로 조금씩 그녀와의 관계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또한 베일에 가려졌던 그녀에 관한 이야기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에이이치에게 의뢰가 들어오는 사진들은 그것이 염사인지 심령사진인지 모를 의미심장한 사진들로 왜 사진속에 이상한 것이 찍혀져 있는지 추적하다 보니 사진을 찍을 당시의 누군가의 마음속 바램이나 이야기가 찍혀진다는것을 알게 된다. 곁에서 그런 상황들을 지켜보던 에이이치의 동생 피카는 고구레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은 간절한 바램을 담은 심령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데 그 무렵 피카는 한밤중에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려야하는 야뇨증에 시달리지만 가족들은 그 이유를 짐작하지 못한다. 그러다 피카가 고구레 할아버지의 묘를 찾아가는 일을 계기로 이미 오래전에 죽은 후코누나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이이치에게는 만 4세의 나이에 단순한 감기로 죽음을 맞은 여동생이 있다. 그 무렵 피카 또한 심하게 앓고 있던 상황이어서 어쩌다 같은 시기에 감기에 걸린 후코의 죽음에 얽힌 기억들을 하나둘 떠올리면서 에이이치 가족들의 꽁꽁 묻어둔 이야기가 표면위로 떠오른다. 후코의 죽음을 다른이가 아닌 후코의 엄마에게 지우려 했던 친가쪽 식구들과 관계를 끊고 살아야 했던 지난날의 기억과 쉬쉬했지만 몰래 몰래 듣게 된 후코누나에 대한 이야기로 죄책감을 가진 피카와 장남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던 에이이치가 가졌던 죄책감까지 모두 드러나면서 에이이치의 가족은 다시 한번 파란을 겪지만 그전보다 더 단단한 끈으로 묶여지게 되는 이야기가 바로 지금 우리의 이야기인것만 같아 흥미진진했다.

 

사람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왠지 어떤 일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그와 관련된 것을 외면하려 하고 기억 저편으로 묻어 버리려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그 잘못된 죄책감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을 옭아매는 쇠사슬이 되어 어느순간 옥죄어짐을 느끼게 되는듯하다. 이번 편에서는 학교가기를 거부하는 아이를 통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여다 볼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에이이치의 가족간에 숨겨져 있던 가장 심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것 같아 숙연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신의 과거로부터 도망만 치던 가키모토는 아직 어린 에이이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통해 가족과 정면승부를 하러 떠나고 에이이치는 자신의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면서 대학에 진학을 하며 모든 삶은 또 그렇게 착 착 흘러 흘러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에이이치를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친구들과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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