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러브 판타 빌리지
로라 위트콤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영혼이라는 것에도 영혼으로 서의 삶과 사랑이란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삶이란 살아 있는 사람이 하루 하루 목숨을 이어 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심장이 멈추어진 몸을 떠난 영혼이 인간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살아 있는 사람들 틈에 남겨진채 그들과 기묘한 동거를 하고 또 사랑하는 이야기!

사람이 죽으면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가 천국으로 가거나 지옥으로 간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영혼이 떠나지 못하고 남아 있을 때에는 그에게 어떤 한이 남아 있다고도 말한다.
그리고 사람은 죽으면 그 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죽어서 영혼으로 남겨져보지 않았으니 나는 죽지 않는한 절대 진실을 알길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죽음 이후를 상상하고 마음대로 영혼을 불러 내어 참 갖가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나또한 내가 영혼을 믿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지만 이상하게 영혼을 소재로 한것들에 관심을 갖는다.

이 책은 130년전에 죽은 여자의 혼령과 85년동안 혼령이었던 남자가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을 빌어
단 며칠 동안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결국 자신들이 죽었으면서도 혼으로 떠도는 이유를 알게 되고
육신의 주인인 둘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다시 혼령으로 돌아가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다.

다섯명의 인간의 몸에 붙어 기생하듯 그렇게 세대를 뛰어 넘어 살아 온 헬렌이
영혼인채 날아 오르듯 공간을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하며

자신이 호스트로 삼은 사람과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에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영혼이 주인을 잃어 잠깐식 땅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거나 다시 주인을 찾게 되는 장면들과
영혼이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을 스치게 될때의 느낌들을 작가는 참으로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호스트인 브라운을 좋아하는 감정까지 보는 이로 하여 안타까움을 갖게 한다.


사람의 몸을 떠난 영혼들에게도 사람들 못지 않은 사랑의 전류가 흐르는 것일까?
사실 생각해보면 사랑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서로 같은 감정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이 영혼이라는 것이 사람의 몸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은 심장이 멈추게 되면 땅속에 묻히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영혼은 심장이 없어서
자신이 가야할 행선지를 알지 못한 채 세상에 보이지 않는 혼령으로 떠돌게 되는 것은 아닐까?

죽어 100년을 넘게 혼자 살아 가던 외로운 영혼 헬렌을 알아 보는 제임스,

분명 살아있는 사람인데 자신을 알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럽지만

어느새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그동안 외로웠던 시간들을 보상 받으려는듯 사랑에 빠져든다. 
영혼이 없어 텅 비어버린 인간을 도와주려 잠시 몸을 빌어 살고 있는 제임스처럼
헬렌 또한 인간의 몸을 빌어 둘은 진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사랑을 나누고자 하지만
세상은 그들을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제임스가 빌린 빌리라는 인간은 살아 생전 약물로 자신을 혹사시켜 제임스가 그 대가를 치뤄 내게 되고
헬렌의 제니라는 여자아이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으로 헬렌은 숨조차 쉴 수 없는 환경속에 갇히게 되는데
그들은 왜 자신들이 빌린 몸의 주인인 인간들이 그들의 몸을 떠나가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열살의 어린 나이에 엄마를 죽일듯이 폭행하고 자신을 유리창 너머로 던져 버린 아버지를 본 빌리,
자신의 꿈을 무참히 짓밟고 모든 호기심을 가둬 버리려는 모순된 부모의 종교에 억압되었던 제니,
둘은 그렇게 자신들의 영혼을 어딘가로 떠나 보내고 싶었을 정도의 힘겨운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비어버린 영혼의 틈을 타고 들어간 제임스와 헬렌 또한 자신들의 죽음의 정체를 알게 된다 .
전쟁중에 자신이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친구를 죽게 만든 죄책감을 가졌던 제임스도
홍수로 인해 자신의 부주의로 딸아이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가졌던 헬렌도
그것들은 모두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동시에 그들의 영혼도 가야할 길을 가게 된다.

헬렌의 영혼으로 살아가는 이야기와 제임스를 만나 서로를 알아보고 나누는 사랑의 대화와
몸을 빌어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한편의 영화를 보는것만 같다.

영혼으로 남겨져 이세상을 떠도는 신세가 된다면 나 또한 그들처럼 사랑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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