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개그맨 김영철이 [뻔뻔한 영철 영어] 라는 책을 내서 자신의 영어에 대한 도전을 보여주어 깜짝 놀란적이 있다. 완벽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뻔뻔하게 응용하고 도전하며 영어 실력을 늘려 간다는 그의 이야기에 그 당시는 참 많은 자극을 받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영어 원서를 번역한다니 또 한번 깜짝 놀란다. 그냥 보기만 해도 웃기게 생긴 개그맨 김영철의 도전은 도대체 어디까지 계속 되는걸까?
한동안 떠들썩햇던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책은 누구나 한번쯤 접해본 책일 것이다. 미로속 생쥐들에게조차 좋은 책으로 통하는 그 책에서는 변화를 받아들이라고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생쥐들은 좋은 책의 교훈을 받아들이고자 하지만 맥스와 제드와 빅은 좀 다른 생각을 가진 생쥐들이다. 사람들의 이야기와도 매우 흡사한 생쥐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누구와 닮았을까 찾아보게 되는데 나와 꼭 닮은 생쥐는 없지만 충분히 내가 배울만한 생쥐는 존재 한다.
'치즈만을 간절히 바라고 기다리는 것 보다 스스로 자극받고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나는 믿습니다.' ---p79
미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치즈를 옮겼는지 밝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바꾸고 싶은 맥스는 어느날 미로를 벗어나 인간 세상을 경험하고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미로와 그 이유를 알아 내고는 자신이 그 미로를 옮기거나 치즈를 옮겨 놓기도 하며 미로속의 변화를 주도 해 보려 하지만 미로속의 생쥐들은 그런 변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치즈만 쫓아 다니기 바쁘다. 1년을 그렇게 모험을 마치고 돌아온 맥스는 모든 사람이 선망하며 우러러보는 지헤로운 성자 같은 제드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제가 바라는 것은 여러분들이 행복을 쫓아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행복을 쫓는 그 자체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행복을 찾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p41
제드, 그는 치즈에도 무관심하고 또한 미로의 변화에도 그닥 반응 하지 않지만 지혜로운 생쥐다. 그러나 그런 지혜를 뽐내지 않고 꼭 중요할때만 말을 꺼내는 존재로 다른 생쥐들과 잘 어울리기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줄도 아는 특별한 생쥐다. 제드는 맥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미로의 벽을 아무렇지도 않게 유유히 통과하는 믿을 수 없는 행동으로 맥스를 깜짝 놀래키는데 쥐가 미로속에 있는것이 아니라 쥐 마음속에 바로 미로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제드와 맥스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또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미로는 정말 컸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큰것은 아니었습니다.
미로는 삶의 한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의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미로는 그가 알고 있는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상상할 수 있는 것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p100
그리고 스스로 행복할 줄 아는 빅, 그 이름이 썩 잘 어울리는 빅은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해 아침마다 조깅을 하고 꼭 필요한 만큼만 치즈를 먹으면서 그렇게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는다. 미로가 정해준 길을 가기 보다 자기가 코스를 만들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스로 행복한 빅이 나는 참 맘에 들었다. 그런데 점 점 생쥐들이 늘어나 자기만의 코스에 방해를 받게 되자 빅은 담장을 향해 주먹으로 구멍을 뚫어 돌진해 나간다. 가슴이 뻥 뚫리듯 시원해 지는 장면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미로에서 벗어나라, 변화하라.
그리고 너만의 치즈를 위해 움직이고 행동하라.' ---p130
나는 개그맨 김영철이 번역한 이 책을 보면서 그야말로 한계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야말로 스스로 변화하고 행동하는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책의 뒤편에는 책을 읽고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토론해 볼 수 있는 질문들과 노트가 등장한다. 다양한 층의 독자들을 배려할줄 아는 센스있는 책이다.
'지금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잘되고 있는 것입니다. 멈추지 않길, 울직이길, 변화하길 바랍니다.'
라고 책 띠지에 쓰여 있는 개그맨 김영철의 이 문장이 제일 가슴에 와 닿네요!
그리구 [도자기]작가 호연님의 생쥐 그림 참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