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 그녀는 말하는 것처럼 글을 쓰는 참 신비로운 여자다. 언젠가 문학캠프에서나 도가니 영화 시사회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의 글이 참 주인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 느낌을 받는다. 사람을 만나보며 말이 술 술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공지영 작가가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닐까?게다가 말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글을 쓰는 작가라니 글을 읽는다기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거 같다.

 

지리산 행복학교, 티비에서만 보고 말로만 듣던 책을 오늘 눈이 펑펑 오는날 읽고 있으려니 분명 나는 서울 도심의 한복판 아파트 13층에 있는데도 지리산 산기슭 어느 길에 혹은 버들치시인과 낙장불입 시인의 아무나 드나들 수 있다는 그 집에 머무는 느낌이 들었으며 섬진강 강줄기를 바라보고 굽이 굽이 파도로 밀려드는 산능선을 바라보는 것만 같은 느낌에 빠져 그냥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다.

 

'벚꽃 피기 시작'이라는 문자 한통이면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후다닥 달려갈 수 있는 그런 벗이 있는 집,무슨 말을 하건 그 말이 도가 되고 길이 되고 시가 되고 답이 되어 버리는 그들이 머무는 그곳 지리산이 그들이 있어 행복한건지 지리산에 있어서 행복한 것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지리산 사람들이 되어 버린 그들을 공지영과 함께 만나며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가슴찡하게 때로는 민망해지기도 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아예 집을 비워주며 안내문까지 써붙이는 그들의 그 자연과 어우러져 있을 그 집에 나 또한 머물고 싶지만 이렇게 공지영이라는 작가의 글을 통해 그저 그들의 이야기에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것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한번쯤 그 곁을 지나게 된다면 우연히라도 그 집 울타리를 건너다 볼 수 있다면 여름엔 뜨거운 햇살을 피해, 겨울엔 그 햇살을 따라 자리를 옮기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그 툇마루에 잠시 앉았다 갈 수 있다면 바랄게 없겠다.

 

 

 

 

동물을 키우며 정을 주고 그들의 죽음에 몸져 눕기까지 하는 그네들의 순수함에 그저 고개 숙이며 지리산 자락에 피는 풀로 나물을 무치고 꽃들로 화전을 부쳐내는 그네들의 삶이 참으로 존경스러우며 부럽기까지 하다. 화전 축제를 하는 봄이면 공지영 작가처럼 앞뒤 재지 않고 그네들의 그 집으로 화전부치러 달려가고 그들의 술자리에 끼어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웃고 떠들며 할말 못할 말들을 다 털어 놓고 싶어진다.

 

이야기의 처음 책 출간을 독려 하기 위해 그들을 만나러 가는 출판사 관계자들이 처음 마음과는 달리 버들치 시인과 낙장불입 시인을 만나면 술잔을 기울이고 만다는 그래서 결국 처음 목적은 흐지부지 되고 만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책을 읽으며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저 사람 좋은 그네들의 삶은 아프면 아프다, 사랑하면 사랑한다, 슬프면 슬프다 진솔하게 말하며 사는 것이 다이니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는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통해서라도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하겠다.

 

 

 

 

지리산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과 지리산 자락으로 귀농하여 살게 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연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수경스님과 그들의 삶속에 끼어 보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웃기기도  슬프기도 감동적이기도 한 그들의 갖가지 에피소드들은 그들이 진정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며 행복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게다가 드문 드문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지리산의 풍경을 담은 사진 한장은 그야말로 화룡정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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