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어우러지는 행복한 집!

책과 집 - 갖고 싶은 나만의 공간, 책으로 꾸미는 집
데이미언 톰슨 지음, 정주연 옮김 / 오브제(다산북스) / 2011년 12월

책을 펼침과 동시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사진속 공간속에 한번쯤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드는 책!
애서가들이라면 책이 잔뜩 꽂힌 책장에 혹은 책과 창과 소파가 어우러진 멋진 공간에 혹하게 되는 책!
책을 보기 좋게 진열해두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흉내내어보고 싶어지게 하는 책!

아직 변변한 책장도 아니 책장을 들여 놓은 집도 없었던 그 시절엔 도서관을 내집 삼아 드나들며
앞뒤로 책이 꽉꽉 들어찬 공간이 내집이려니 하는 상상만으로도 만족해야 했었는데
지금 나는 한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장면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일부러 저기 사다리 위로 성큼성큼 두어계단 올라가 표지가 이쁜 책을 하나 골라 들고 내려와
너른 창을 뒤로 하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 쿠션을 끌어안고 턱을 괴어 책을 펼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함에 젖는다.

머리맡에 책 한두권쯤 펼쳐두고 잠이 들지 않은 날이 없을정도로 책을 곁에 두는 사람이라면
이렇듯 머리위로 비스듬한 천장이 주는 신비로운 공간과 침대맡 책들과 자그마한 창을 보며
어느새 책한권 빼어 들고 벌써 침대위에 다소곳이 드러누워 영화속 한장면을 연출하고 있지 않을까?
잠자기 전 꿈이라도 멋지게 꿀 수 있는 책을 머리맡 책꽂이에 진열해 두는것도 좋겠다.

하루의 대부분을 머무는 주부들의 공간인 주방 선반 한켠쯤 책에게 자리를 내어 줘도 좋겠다.
이렇게나 컵과 그릇들과 어우러지다니 도대체 책과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 있기는 한걸까?
나 또한 내 편의를 위해 싱크대 한켠에 요리책이나 실용서들을 꽂아 두고 요리에 활용하거나
요리를 하는 틈틈이 꺼내어 보기도 하는데 책속의 공간을 보니 괜히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가끔은 나 혼자 독차지 하고 앉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책속에 푹 빠져 있고 싶을때가 있다.
한쪽 구석자리에 내가 좋아하는 소설들을 꽂아 두고 그 중에 한권을 골라들고 책을 보다가 잠이 든다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을거 같지만 현실은 나를 그러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고 그런 공간조차 허락치 않는다.
그러니 이렇듯 내 꿈을 실현시켜 놓은 사진 한장으로라도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프린트 해서 내가 주로 머무는 공간에 붙여 두어야 겠다.

오호라! 생각의 틀을 완전히 깨버리는 이런 기발함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각목따위를 벽에 무렇게나 뚝딱뚝딱 못을 박아 놓은거 같지만 그 공간을 책으로 채우니 멋스럽다.
내가 만드는 나만의 책꽂이가 별로 돈 들이지 않고도 이렇듯 실현가능하다니 마음이 다 환해진다.
하지만 솜씨가 메주인데 그냥 이 책을 보고 그대로 따라해버릴까?

책을 좋아하거나 책을 멋스럽게 진열하려는 애서가들이 반가워할 이 책은
집과 어우러진 책들이 어떤 조화를 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층계참에 차곡 차곡 쌓아놓은 사진에 그만 마음이 혹해서 지르게 된 책이지만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했고 책이 있는 공간이 무조건 다 좋아보이니 정말 책에 푹 빠져있나보다.
다만 책속의 사진이 나처럼 평범한 서민이 사는 공간과는 거리감이 있어 아쉬운감이 있다.
꿈꾸게 하는것도 좋지만 다음엔 우리의 서가들과 평범한 집의 모습을 담은 책이 나온다면 더 좋겠다.

' 책이란 무엇인가?
전부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니기도 하다. 중요한것은 그것을 보는 눈이다. ' --- 에머슨

에머슨의 말에 공감하며 나는 이제 책 보러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