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속아 넘어갔네요!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나는 왜 이렇게 로맨틱한 제목과 표지그림을 한 책이 추리소설의 추천도서로 올라 있을까 무척 궁금했다.도서관에서는 이미 대출이 된 상태여서 예약을 하고도 한참만에 내 손에 들어 오게 된 이 책! 일본의 미스터리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러브레터]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 어디쯤 해당하는 책일까 싶어 책장을 펼쳤다.

책의 첫 단어부터 왠 19금! 사정이 어쩌고 하면서 여자의 육체를 탐하며 한때의 쾌락을 즐기는 주이공은 자신의 그런 행동을 혹시나 우연이라도 운명의 여인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의미라며 합리화를 시키는 그야말로 무척이나 자유분방하고 활동적이며 자기스스로의 만족감으로 살아가는 캐릭터다. 그런 그가 우연히 자살을 꾀하려던 한여자를 구해 내고 오늘만은 자신의 생일이므로 참아달라고 말한다. 실은 그녀가 좀 더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지게 하려는 의도로 그런것이기도 하지만 센스있는 행동이다.

그리고 구름이 달을 가리는 회색빛 밤하늘아래 삽질하는 소리가 들리는 꿈을 꾸는 장면에서는 전설의 고향 같은 으스스한 기분이 들어 약간은 소름이 돋기도 한다. 우연이지만 그녀를 구해준것과 이런 악몽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지만 도무지 짐작을 할수가 없다. 아직은!  경비원 일을 하며 컴퓨터 강사를 겸하고 있으며 헬스크럽에서 몸을 단련시키기도 하는 그와 그녀의 앞으로 이야기가 은근 기대 되지만 로맨틱한것들을 기대한다면 미리 포기하는것이 아쉬움이 덜하겠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점 점 고령화 되고 있어 아직 일할 수 있는 노인들의 근로와 복지 문제가 점 점 뉴스가 되고 있기도 한데 이 소설은 그런 지금의 현실을 배경으로 나이를 먹어 정년퇴임을 하고 나면 무료해지는 노인들을 상대로 건강식품 판매를 목적으로 사기를 벌이는 호라이클럽이 급기야는 강매를 하고 빚까지 짊어지게 만들어 목숨을 담보로 한 보험을 들게 해 살인을 저저르기까지 하는 극악무도한 행패를 고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사기의 대상이 되어 죽임을 당한 사건을 조사하게 된 주인공은 과거 자신이 탐정사무소에서 일했던 이야기까지 하게 되는데 그것이 그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달까? 배를 십자로 갈려 죽임을 당하게 되는 조직의 일원이었던 그는 그 사건의 증거를 찾기 위해 의심스러운  또 다른 조직에 스파이로 잠입해 들어가 신임을 받으며 똑같은 사건을 당하게 되면서 날카로운 감각으로 사건의 전모를 파헤쳐 환멸을 느끼고 있던 조직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 보통의 인간처럼 살아가게 되었던것!

그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사기꾼 집단 호라이클럽을 추적하던 주인공이 생명의 은인이라며 찾아온 자신이 구해준 그녀와 사귀기는 하지만 이상하게도 깊은 관계로까지 발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말 우연히도 자신이 위기에 처해 있게 되었을때 그녀의 도움을 받게 되고부터 그는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되기 시작하면서 호라이클럽을 추적하는 일은 클라이막스에 달하게 되는데 갑작스럽게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속에 터져 나오는 반전들에 책을 읽던 독자들은 그동안 감쪽같이 속고 있었다는 느낌에 전의 이야기들을 되돌려 생각하게 된다.

독자들을 완벽하게 속이는 소설이라! 사실 책을 읽으면서 전혀 주인공의 나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 당연히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으로 사는 그가 젊은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야기의 주제나 여기저기 분명 작가는 주인공에 대해 여러가지 힌트를 주고 있었지만 독자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뿐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의 글쓰는 능력이란걸까?

주인공의 말처럼 나이 들었다고 해서 정렬적으로 살지 못하란 법은 없다. 신체는 얼마든지 자신이 단련시키기 나름이며 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는 노년을 생각하는 나이가 되고보니 앞으로 나의 노년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계획하는데 있어 일침을 가하는 소설이 되었다고 해도 좋겠다. 또한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른 한 여인을 미워하고 원망하기 보다 그녀 또한 살기위해 발버둥쳤으니 그 마음을 인정해주고 자신이 사랑하는 마음이 힘이 되어 주겠다는 주인공의 모습이라니 끝까지 너무 멋진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