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올 에이지 클래식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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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앤~' 하고 시작하는 빨강머리앤 만화를 보려고

어릴적 동네 친구들과 노는 것도 마다하고 그 시간만 기다렸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난다.

당차고 자신만만하지만 자꾸만 실수를 저지르는 빨강 머리앤을 떠올리니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마침 그리웠던 빨강머리앤을 푸른책들 보물창고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니 감회가 무척 새롭다.

막 빨강 머리앤을 입양하러 가는 부분에서부터 벌써 그녀와의 첫 만남이 무척 기대되고 설렌다.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 했던 초록지붕의 마릴라와 매튜에게 빨강머리앤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 아닐까?

어긋나 버린 첫 만남이지만 첫 만남에서 부터 무뚝뚝한 매튜의 가슴을 뛰게 한 빨강 머리앤은

정말 끊임 없이 온갖 이야기를 쏟아 내는 수다쟁이에다 상상속의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는데는 천재다.

그 표현력이 어찌나 사람을 감동시키고 매력적인지 그녀의 이야기속으로 어느새 스르륵 빠져들고 만다.

 

이제 그 이정표에는 모퉁이가 있네요, 그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좋은 일들이 있을 거라 믿을래요, 모퉁이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에요,---p418

 

초록지붕 집으로 가는 내내도 아름다운 길과 나무와 숲들에 반해서는 자신만의 이름을 짓기도 하고

또 남자 아이가 아니어서 다시 되돌아 가는 길에서 조차 자신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려 하는

세상이 무너져도 혼자 우뚝 솟아 살아 남을것만 같은 빨강 머리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엄마 아빠를 잃고 고아로 이집 저집을 떠돌며 힘겹게 살아왔던 앤의 어린시절을 보상이라도 받는듯

초록지붕집으로의 입양은 마릴라와 매튜 둘에게만이 아니라 앤에게도 행운의 선물과도 같을 것이다.

아직 예의도 모르고 신에 대한 경외감도 없는 빨강 머리앤을 잘 가르치기 위해 애쓰는 마릴라와

그냥 앤의 쾌활하고 밝은 이야기를 듣는것 만으로도 무턱대고 그녀의 편을 들어주고 마는 매튜아저씨는

어쩌면 사랑스러운 앤을 위해 준비되어진 존재들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끝나지 않을 것 처럼 늘어 놓는 앤의 수다는 사실 페이지 한장을 메울 정도로 어마 어마하지만

다이애나와의 특별한 우정과 첫만남에서부터 어그러져버려 안타까운 길버트와의 경쟁과

앤을 전폭적으로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마릴라와 매튜로 인해 점 점 성장해 가는 앤을 보며

그냥 마냥 행복한 시간에 빠져들게 된다.

 

자신의 단점을 꼬집어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 직설적인데다

진정제를 넣은 쿠키를 만들고 빨강머리를 초록색으로 염색하는가 하면 친구에게 술을 먹이는 등

온갖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한번 저지른 실수는 다시 하지 않는다며 큰소리 치는 앤은

비록 온갖 공상속에 사는 소녀지만 학업에 열심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어 마릴라와 매튜를

나아가 처음부터 앤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던 동네 이웃 아주머니와 친구들에게까지 즐거움을 준다.

 

또한 비록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 앞에서 예의를 차릴줄 아는 소녀로 점 점 자라나며

사계절 내내 자신의 주위에 펼쳐지는 자연을 사랑할 줄 알고 아침 저녁 해뜨고 지는것조차 감동을 느끼는

그야말로 밝고 쾌활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빨강머리앤을 보며 간만에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비록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다행히 화해를 하게 된 길버트와의 사랑이야기를 상상하고  

학교에서 자기보다 더 말괄량이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빨강머리앤을 상상하게 만드는

빨간 머리앤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이야기로 두고 두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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