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서 주는 책마을의 의미는 참으로 다정하게 날 부르는 듯 들린다.

우선 책의 띠지가 맘에 들어 아예 양면테잎으로 고정을 시켜버렸다.

보통은 뒷페이지에 세로로 끼워 서로 이어 붙여놓아 버리는데 

잘라서 책갈피로 만들까 하다가

띠지를 벗겨낸 모습보다 두르고 있는 모습이 더 멋지고 좋아서 그렇게 했다.

아마 책 그림이 가득한 띠지여서 그런것도 같다.

 

유럽엔 책마을이 있나보다.

그러니 작가가 책마을을 두루 돌아 다니며 사진도 직접 찍고 했던거겠지!

부럽다.

우리나라엔 이런 마을이 있을까?

작가도 언급했듯이 파주라는 곳은 상업적인 출판단지일뿐

책마을이라고 볼수는 없는 곳인지라 아쉽다.

무척ㅜㅜ

우리 동네에 이런 책마을 하나 만들어보면 어떨까를 자꾸 상상하게 만든 책이다.

 

베르메르의 그림을 닮은 고적한 마을

 

마을버스가 내려준 마을 입구에서 황소만 한 구식 대포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 뒤쪽의 못가로 나지막한 집들이 높은 느티나무들에 둘러 싸여있다.

'넓은 여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을은 여기저기 연못 위로 수초가 떠다니고

그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젖어 있다.

마을을 우선 한바퀴 돌아보는 동안 마주치는 사람은 걸어다니는 이들이 아니었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다.

자전거가 지우개질 하듯 휑하니 지나간 배경은 붉은 벽돌담이 절반이고

그 나머지는 책들이다.

벽의 틈새에 낀 이끼도 ,

길가 잡초도 모두 책을 꾸미는 띠 장식처럼 피어 있다.

마을은 언젠가 한번 와 보았던 곳처럼 친근하게 다가왔다.

빼곡하고 단정하게 마감된 벽들담과 흰 페인트칠이 된 창문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 속에서 보았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p201

 

그가 나열해 놓은 글들은 단지 글자들의 배열이 아닌

이렇듯 그 어느 싯구보다 멋진 표현으로

유럽의 책마을에 대한 부러움의 정도를 자꾸 넘나들게 만든다.

사진 또한 전문가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 아주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의 글들은 가끔 이런 저런 책마을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와

그 책마을을 추진하고 일구어내고 있는 사람들에대한 이야기로

가끔 방황하게도 하지만 한컷의 멋진 사진이 방황하는 나의 갈길을 일러주는것같다.

 

커다란 책의 모형을 입구로 삼는 책마을 퀴즈리를

척척 걸어 들어가고 싶다.

주방이 책으로 가득한 에르케티 부인의 식당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영원한 로망이 아닐까?

나두 텅 비어있는 싱크대 선반을 책으로 채워봐?

지금은 서고가 되어 책으로 가득한 멜뢰사 간이역앞 의자에 앉아

옛추억이 되어 오가는 사람들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싶다.

세계 최초의 책마을 웨일즈의 헤이온 와이는

정말 꼭 가보고 싶은 유럽의 책마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