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잡으러 갈까?

곰 사냥을 떠나자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
헬린 옥슨버리 그림, 마이클 로젠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6월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바로 바로 그림이다.  

흑백인듯 칼라인듯 착각을 갖게 하는 그림.  

그림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  

게다가 아이들의 표정 또한 생생하다.  

흑백과 칼라가 번갈아 가며 더욱 생생한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이 책은 한 30센티 이상 떨어뜨려 놓고 두팔을 쭈욱 뻗어 봐야 좋은 그림책이다.  

글자를 읽지 않아도 그냥 그렇게 그림만 보아도 좋을 책이다.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을 흑백처리한듯 흑백 그림을 봐도 칼라로 보인다.  

근데 왜 곰사냥을 떠나자고 했을까?  

토끼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니고 사자도 아닌...  

아이들 중 가장 어린 아기는 그저  신나고 재미난 표정이다.  

마지막장에서 모두가 무서움에 떠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 아기만은 깔깔거리며 즐거워한다.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그럴 때가 좋은 걸까? 

이 책의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소리를 흉내내는 말들을 담은 액자속 글이 그림의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였는지 출판사의 의도였는지 답답한 느낌을 준다. 

아이들에게 글자를 인식시켜 주려고 하는 학습적인 냄새가 난다.  

뭐랄까? 

다된 그림에 글자 빠트리기? ㅋㅋ

그래도 어쨌든 하나하나가 모두 한폭의 그림같은 장면이므로 

이런 조그마한 흠 하나정도야 봐 줄 수 있을만큼 좋은 책인건 사실이다.  

곰잡으러 갔다가 곰에게 쫓겨오는 장면을 보며  

아마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주인공이 된것처럼 호들갑을 떨게 될지도 모를  

그런 책이다.  

앞부분과 뒷부분의 이야기가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로  

뒤에서 봐도 될법한 그런 신비함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