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철부지 아빠 -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미래의 고전 26
하은유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가족이라고 하면 꼭 엄마 아빠가 있고 아들 딸이 모두 충족되어져야만 하는것은 아니다.
엄마가 없거나 아빠가 없거나 아니면 둘 다 없는 형제끼리도 가족이 될 수 있으며
피부색이 달라서 혹은 이름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형에게 괼롭힘을 당해도 
상처를 딛고 꿋꿋이 살아내는 이야기들이 짤막하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단편동화모음이다.

세대를 뛰어 넘어서도 이름으로 놀려먹기는 사라지지 않는 유치한 아이들의 장난인가보다.
환승이라는 이름은 놀려 먹기 딱 좋은 이름으로 아빠 이름마저 그에 못지 않은 영구라니!
직장을 잃고 가출을 한 아빠는 아들의 이름을 떠올려 환승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오고
아들은 아무리 슬퍼도 아빠 이름만 들으면 '띨리리'하는 영구가 떠올라 옷게되니 정말 잘 지은 이름이다. 
이야기는 분명 슬프고 우울해야하는데 이름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때문에 웃게 되는 이야기다 .
아무리 우울하고 슬픈 일이 있어도 분명 웃게 하고 다시 시작하게 하는 희망은 있다.

피부색이 달라 친구들에게 놀림받던 아이가 철망에 걸린 강아지를 구해내고 얼룩이란 이름을 지어준다.
어딜가나 자신을 쫓아 다니고 자신만 믿는 얼룩이가 왠지 혼자 있는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던 아이는
얼룩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무리에 섞여 자신도 얼룩이를 놀리고 괴롭히는 입장에 서게 된다.
그저 친구들이랑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잘못된 행동인줄 알면서도 얼룩이를 상처입히고는
자신이 상처 입은것보다 더 슬퍼하는 아이의 바램처럼 얼룩이가 무사하기만을 바라게 되는 이야기다.
얼룩이도 아이도 상처를 딛고 일어나 마음밭을 단단하게 다지며 좀 덜 상처받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때로 우리는 용기를 내지 못해 머뭇거릴때가 있는데 무언가에 기대게 되면 없던 용기가 솟아 난다.
동네형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가 마법가면이라는 것에 기대어 용기있게 말하려던 순간
그 형 또한 자신처럼 나쁜 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똑같은 입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보다 형에게 마법가면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형에게 마법가면을 빌려주기까지 한다.
물론 형 또한 마법가면의 힘을 믿고 나쁜 형들에게 용감하게 맞써 싸우게 되는 이 이야기는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작은 희망만 있다면 얼마든지 용기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우리는 화목한 가족을 보면 부모와 아이들이 붕어빵처럼 꼭 닮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어쩌면 그들은 전혀 다른 물에서 만나게 된 붕어들인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다.
입양되어지는 동생을 기다리던 누나가 넉살좋은 동생에게 괜히 심통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는
친부모에게서 난 누나가 마음을 조금만 더 넓게 쓰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지만
알고보니 누나 또한 친딸이 아닌 입양되어진 아이였다는 사실에 동생도 책을 읽던 독자도 놀라게 된다.
진짜 가족이란 서로가 다르지만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붕어들이란 생각을 한다.

누가 아이고 누가 아빠인지 모를 철부지 아빠와 둘이 살아가는 경태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언제나 어른이라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하고 잔소리를 늘어 놓고 혼을 내곤하는 부모들이
가끔은 조금 부족하고 모자란 철부지 부모가 되어 아이들의 보살핌을 받는건 어떨까 싶다.
철없던 시절 아들을 얻어 미혼부가 되어 버리고 가정을 책임지고 살아가려 애쓰는 아빠가
아들에게는 철부지라도 좋으니 곁에만 있어 주면 좋을 그런 아빠인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곁에만 있어주면 좋을 부모가 되고 싶은 이야기다.

각각의 이야기속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저마다 상처를 딛고 일어서서 꿋꿋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용기와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