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꽃밭 한락궁이 우리나라 그림책 6
김춘옥 글, 한태희 그림 / 봄봄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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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들을때면 뭔가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것만 같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이 그림책은 그런 느낌과 함께 수채화인듯 두터운 색채의 그림이 고풍스럽게 느껴지며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해주어 그림책의 묘미를 살려주는듯 하다.

어쩜 옛이야기속에서는 그렇게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렇게 어렵게 한날 한시에 얻은
두 아이들을 날때부터 짝으로까지 지어줘 버리는걸 보면 지금의 아이들에겐 언감생신의 일이 아닐까?
하지만 어렵게 태어나고 자란 두 사람은 아마도 서로 자라면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이가 되었을듯!
신랑각시 하고 소꼽놀던 두 사람은 어느새 진짜 신랑 각시가 되어 혼례를 올리는 날이 된다.
어느날 두사람은 서천밭으로 가야한다는 똑같은 꿈을 꾸고 그 먼길을 함께 떠나게 되는데
꿈까지 똑같이 꾸다니 정말 천생연분이 맞는가보다.

배속에 아이를 가진 아내 원강아미가 염려스러워 기와집에 들러 잠시 신세 지기를 부탁한다.
하지만 자신이 짐이 될거 같아 남편에게 자신은 걱정하지 말고 서천밭을 찾아가라 이르고는
두사람은 얼레빗을 반으로 쪼개어 증표로 삼고 남편은 다시 먼길을 떠나간다.
홀로 남겨진 원강아미는 천년장자의 온갖 괴롭힘을 참고 견디며 아들을 낳아
남편이 길떠나기 전에 지어준 한락궁이라는 이름을 붙여 무럭 무럭 자라게 된다.
문득 얼레빗은 나중에 둘이 다시 만날때 맞춰보기 위한걸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원강 아미가 탐이난 천년장자는 그 아들 한락궁이에게 온갖 어려운일을 시키며 괴롭히는데
콩쥐를 도와주던 착한 동물들이 한락궁이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았는지 나무를 쓰러뜨려 밭을 갈고
흙속에 뿌린 좁쌀을 모두 찾아주기도 하는등 한락궁이를 도와주려 나타난다.
어디서나 착한 사람을 도와주는 존재들은 꼭 있기 마련인가보다.
그런데다 저 어려운 일들을 묵묵히 홀로 다 해결하려 애쓰는 한락궁이가 참 기특하다.


어느날은 산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산신령을 만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날 밤 어머니에게서 증표인 얼레빗을 받아들고 사슴을 타고 서천밭으로 떠난다.
하지만 한락궁이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원강아미를 죽이고 한락궁이를 쫓아 개를 보낸다.
어머니에게서 미리 받아 놓은 짜디 짠 메밀 주먹밥을 던져주어 멀리 멀리 쫓아 버리는데
천리동이라는 개는 천리길을 달려 물을 마시러 가고 만리동이는 만리길을 달려간다니 괜히 재밌다.
얼레빗은 아들이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증표였던가 보다.

난관을 모두 헤치고 드디어 서천꽃밭 꽃대왕인 아버지를 만나 행복한 순간도 잠시,
아버지는 온갖 꽃들을 챙겨주며 죽은 어머니를 다시 살리게 하기위해 한락궁이를 돌려보낸다.
아마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떠나보내는것도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를 떠나는것도 슬픈 일이지만
그길을 마다하지 않고 다시 달려갈 수 있는것은 어머니의 지극정성을 알기 때문이리라.

이 그림동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번쯤을 들어보았을법한 소재들이 가득 담겨 있지만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생생한 삽화와 함께 보고 있노라면 신비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어머니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독자들의 마음을 해소해주기까지 하는 참 멋진 그림동화다 .
지극정성은 하늘에 닿아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힘이 정말 있는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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