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집 - 완역본 올 에이지 클래식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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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라고 하면 나는 두꺼운 판형의 그림이 가득했던 [미운오리새끼]라는 책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어린 고사리 손으로 커다랗고 두꺼운 책 표지를 펼쳐 들고는 왠지 불쌍하고 안쓰러운 못생긴 아기 오리가 구박 받고 이리 저리 떠도는 모습에 슬퍼하다가 어느날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백조란 사실을 알고 기뻐하는 모습에 함께 기뻐했던 그 기억은 지금도 그 동화와 함께 고스란히 내 기억속에 박혀 있다.

이렇듯 짤막한 이야기 한편과 그림만으로도 아이들에게 기쁨과 슬픔을 느끼게 하며 공주에 대한 환상을 심어 주기도 한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동화를 그림보다는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어릴적 동경의 눈으로만 보았던 동화가 새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동화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 좋은 이야기로만 만들어졌던 그림동화가 사실은 아름답기만 한것은 아니란 것을 알지만 그래도 어릴적 보았던 그림동화는 그시절 그대로 남겨져 있다.






그리고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삽화는 이야기를 좀 더 명작스럽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의 제목들을 미운오리새끼는 '못생긴 아기오리'로 엄지공주는 '꼬마 엄지둥이'로 나이팅게일은 '밤꾀꼬리'등으로 동화의 원작에 가깝게 바꾸어 놓아 동화를 읽는 색다른 느낌을 배가 시켜주고 있다. 사실 글자 한자만 바꿨을 뿐인데도 그 느낌이 달라지는 일이 참 많은데 알고보면 잘못된 번역이 참 많지만 그래도 그 의미만은 제대로 파악된다는 사실이 참 놀랍기만 하다.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보이지도 않는 옷을 보인다고 하는 어른들을 꾸짖듯 '황제님은 아무것도 안 입었어!'라고 외치는 진실된 어린아이의 한마디는 현세대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이야기이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진심을 다한 주석병정의 사랑은 주석심장으로 남겨질 정도로 간절하고 진실된 사랑이었음이 참으로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며 비록 두꺼비에게 잡혀가 이리 저리 떠도는 신세가 된 엄지둥이지만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온정을 베풀어 결국 꽃의 나라에서 꽃의 여왕이 되는 이야기는 현대의 욕심만 가득한 인간들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되어지는 이야기는 단연 인어공주가 아닐까? 여섯공주의 막내였던 인어공주는 언니들이 한해 한해 세상 구경을 하고 들려 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오랫동안 바다위 세상에 대한 가장 간절한 꿈을 키웠을테니 열다섯살이 되어 바다위로 올라간 인어공주는 얼마나 벅찼을까?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어주고 얻은 두 다리가 그토록 인어공주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인지는 예전엔 몰랐던 이야기로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 빈말이 아니란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물론 결국 자신의 사랑을 이루지 못해 하얀 거품이 되지만 또다른 희망을 안겨주는 결말이 결코 슬프기만 한 이야기만은 아니란 사실을 말해 준다.

안데르센의 동화의 완역본을 읽으면서 어린시절 읽었던 그림동화의 느낌이 새록 새록 떠올랐으며 또 다른 시각으로 그의 동화를 바라보게 되었던 참 좋은 시간을 가져 다 준 이 책은 집집마다 오래 오래 소장하고 한번씩 꺼내어 읽어 보면 그때마다 또 다른 느낌을 안겨다 줄 책이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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