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에선가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기보다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요즘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성공한다느니 책을 읽으면 공부도 잘한다느니 하면서 모든것을 책을 읽느냐 안 읽느냐로 판가름을 내려는듯 그렇게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어도 만화책은 책이 아니라는 식의 편견을 가진 부모들도 있으며 그림책 또한 유치한 아이들이나 보는 책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렇게 책읽기를 강요하다보니 바로 이 책속의 아이들처럼 발란을 일으키는 일이 생기는게 아닐까?
첫장을 펼치니 아이들이 도서관을 점령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이들이 도서관을 점령하기까지 해야만 했을까?
사무엘의 엄마는 새학년이 되면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사무엘이 책읽는걸 너무 너무 싫어한다느니 책하고는 담을 쌓았다느니 웬수가 졌다느니 하면서 자신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아 이제 처음 만난 선생님의 시선이 따가워지게 만드는 그런 엄마가 너무 싫다. 그러고보면 우리 엄마들은 동네 아줌마들을 만나서도 우리 아이에 대한 험담을 꼭 자랑처럼 하기도 하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들을 늘어 놓아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 주기도 하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 나 또한 그런 엄마 중에 한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 대목이다.

책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가게 된 도서관에서 쌍둥이 자매를 만나면서 이 사건의 발단이 시작되는데 자신들이 싫어하는 책읽기를 시키는 부모들에게 자신들의 뜻을 알리기 위한 반란을 일으키기로 한다. '책읽기 싫은 아이들의 모임'을 만들어 회원을 모집하는데 책을 너무 많이 읽다보니 이제는 책읽기가 너무 너무 부담스럽다는 의외의 모범생 유세프를 시작으로 책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싫다느니 엄마가 그림책을 못보게 해서 글자만 있는 책은 졸음이 온다느니 책을 읽으면 내용을 꼬치 꼬치 캐물어서 싫다느니 게다가 책이란 책은 만화책조차 싫다는 갖가지 이유를 가진 아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첫번째 작전으로 엄마의 화장품을 숨긴다든지 아빠의 양말을 숨기고 소금과 설탕을 바꿔치기하고 커피속에 흙을 집어 넣고 배개에 후추가루를 뿌리는등 집에서 일으킬 수 있는 작은 소동들을 일으킨다. 생각하면 참 재미난 소동일것도 같지만 당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슬슬 눈치 챌때쯤 2단계 작전으로 도서관을 점령하게 된 것이다. 책으로 문을 열지 못하게 막아 놓고 온갖 책들을 다 넘어 뜨리고 쓰러뜨리며 도미노 놀이를 하고 엉망으로 만들었으니 분명 무사할리가 없다. 하지만 아이들이 얼마나 책을 싫어하는지는 분명하게 전달이 되었을듯,
아마도 '책읽기 싫어하는 모임'이란 단체에 끼고 싶지 않은 아이들은 없을듯 하다. 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일지라도 점 점 엄마의 강요에 의해 글밥이 많은 책을 읽어야하는 부담감을 가진 아이들도 있을테고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읽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을테니 말이다. 게다가 도서관을 점령해서는 책을 맘대로 해버리는 장면들은 책을 싫어라 하는 아이들에게까지 유쾌하고 통쾌함을 안겨줄것만 같다. 다만 안타까운것은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즐거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엄마 아빠가 먼저 읽어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요하기 보다 왜 책읽기를 싫어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랄까?
일주일에 하루는 자신들이 엉망으로 만든 도서관의 책을 수리하고 정리하는 벌을 받은 '책읽기 싫어하는 모임'의 아이들이 지금쯤 책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자신들이 일으킨 반란을 즐겁게 추억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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