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 Jean 푸른도서관 48
문부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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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창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다른 아이들은 왕따를 당해도 내 아이만은 아니라고 , 다른 아이는 불량해도 내 아이만은 바른 어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아이들은 집에서와 학교에서의 행동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생각하면 참 슬픈 현실지만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자신의 환경에 맞춰 다르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것이 하나도 이상할건 없지만 집에서 착하기만 한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거나 반대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부일 이 작가의 책으로는 [살리에르 웃다][한파주의보][6시59분]을 읽은 기억이 난다. 요즘의 청소년의 모습을 솔직 담백하게 담고 있어 참 인상적이었던 이 작가의 또 다른 단편을 묶어 놓은 이 책에도 역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제아와 왕따와 불량아 그리고 고민과 갈등이 많아 방황하는 아이들이 적절히 섞인 지금의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 아이들 각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전혀 행복하지 않은것만 같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파고들어 지금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의 행복할 권리를 빼앗고 있지는 않을까?

[알바학개론]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온갖 알바를 해오던 쭌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레스토랑 알바를 시작한다. 자신의 화려한 알바 경력을 [알바학개론]이란 책으로 써보고 싶어하는 이 아이는 레스토랑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박리다매로 돈가스를 팔아 단숨에 매상을 올려 주인에게 인정을 받고 월급까지 올려 받는다. 학교에서는 미친 존재감으로 자퇴를 해야할 정도였던 쭌이 오히려 알바를 하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으니 우리아이들은 분명 잘하는것이 있는데 우리는 너무 공부만을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생각할때 오히려 사회적 경험을 쌓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쭌이 모범생같은 느낌이 든다.

[찢어, 진]
언제나 패셔너블하고 싶은 한울이는 보수적인 아빠를 훈장님이라 부르고 몰래 몰래 찢어진 청바지를 사며 반항아닌 반항을 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빠는 학창시절 날라리! 아빠는 그 시절이 너무도 후회가 되어 모범생같은 아들을 바랬는지는 모르지만 아직 그 시절의 아픔을 겪어 보지 못한 한울이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해주었더라면 아빠는 아들에게 좋은 인생선배가 되어 줄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또한 가족몰래 무슨 국기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꾸미고 야동을 보는 아빠라니 이 책을 보던 우리 아빠중에도 뜨끔할 아빠가 몇 있지 않을가?

[이토록 사소한 장난]
이 이야기는 정말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은 그저 장난이었는지 모르지만 당하는 본인은 자살을 해야할만큼 고통스러웠다면 그건 단순하고 사소한 장난이 될 수 없다. 숙제를 몽땅 맡기고 심부름을 시키며 유독 한 친구만 그렇게 만만한 상대로 함부로 한 결과는 자살, 친구의 자살에 한몫을 한거 같아 불안한 노준의 형은 가까운 경찰서로 발령을 받지만 형 또한 상습적인 구타로 인해 방황하다 자살을 택하게 된다.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왕따와 구타의 문제가 바로 내 주변에서 벌어지고 내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사실을 우리는 너무도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소 취하]
엄마 아빠를 상대로 고소를 생각하는 아이가 있다니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기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노기준은 자신의 사춘기적 방황의 주범인 엄마 아빠를 대상으로 고소하지 않을수없다. 아들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이 이혼을 한 두 부모가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할 일을 아들에게까지 경찰서를 들락거리게 하는 불편함을 주는 엄마 아빠라니, 이혼을 눈앞에 두고 고통스러워하는 여자친구 윤아에게 뒤늦게 자신 또한 같은 처지라는 사실을 밝혔을때 오히려 자신이 무관심 했음을 사과하는 모습에서 어쩌면 청소년들이 어른보다 더 속이 깊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외 단편들 또한 흥미진진한 청소년의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어 청소년이 보기보다 먼저 부모들이 이 책을 보고 아이들의 지금이 어떤지를 좀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그리고 이렇거나 저렇거나 결코 만만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 우리들의 사랑스러운 청소년들을 꼭 안아줄 수 있는 엄마 아빠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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