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전래 동화 - 한 권으로 읽는 우리 옛이야기 36편 한 권으로 읽는 시리즈 (아이즐) 2
이상교 엮음 / 아이즐북스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한권의 책속에 여러 이야기를 다 담아 놓은 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좀 부담이 되곤 한다. 
한손에 쥐기 어려운 책의 크기와 그 무게와 너무 많은 이야기를 읽어내야 하는 그런 부담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생생하게 살아날거 같은 그림과 짤막한 글이 너무 너무 재미난 이야기들인데다
투박한 종이가 생각만큼 무겁지 않아 부담없이 책을 들고 아이 스스로 책속으로 빠져들것만 같다. 
이미 알고 있는 전래동화들이 대부분이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이야기들이 다시 보아도 참 재밌었다.





옛이야기를 읽을라치면 보통 어른보다는 아이들의 지혜가 유난히 돋보이는 이야기들이 많다.
한번 넘어지면 삼년밖에 못산다는 삼년고개를 넘어가던 할아버지가 그만 넘어져 죽을날만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두번 세번 넘으면 그만큼 3년씩 더 살 수 있다고 꽤를 내는 [삼년고개]를 보니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넘어지기만 했더라면 그런 불안함 없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을지도 모를일이다. 그런 죽음에 대한 공포를 거꾸로 삶에 대한 희망으로 바꾼 지혜로운 손자가 참 기특하다. 





언제나 반쪽이라고 놀림만 받던 반쪽이가 호랑이를 잡는다는 [호랑이를 잡은 반쪽이]는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구성을 보이고 있다. 사실 전래동화라는것이 누군가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보니 원래의 이야기와 다르게 변형이 되기 마련이지만 같은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 색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라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시키지 않을까?





가난뱅이가 양반집을 지나다 생선 굽는 냄새를 맡았다고 냄새 맡은 값을 내놓으라는 말에 어린 아들이 동전을 흔들어 소리로 값을 치르는 [냄새 맡은 값]이란 전래 동화를 보며 욕심 많은 양반이 더 큰 욕심을 부리다 어린 아이에게 봉변을 당한다는 내용이 참 통쾌하기는 한데 어째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양반들은 이렇게 하나같이 못되고 욕심이 많은지 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귀 때문에 소박맞을 형편인 며느리가 다시 방귀때문에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는 [방귀쟁이 며느리]와 같이 때로는 쓸모없고 방정맞은 것들이지만 알고보면 그것이 얼마나 값지고 귀한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들도 꽤 많다. 또한 지혜로운 며느리를 가려내기 위해 볍씨 한톨로 세며느리를 시험하는 [볍씨한톨]이라는 이야기처럼 작은 볍씨 한톨이지만 그걸 준 사람의 의중을 헤아리고 지혜롭게 대처해 내므로써 인정받는 며느리가 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자린고비와 달랑곱재기]의 이야기처럼 똑같은 자린고비지만 자린고비도 두손두발 다 들고 마는 구두쇠 이야기에 우리 아이들도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꼴을 보고 배가 아파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는 [혹부리영감]이나 [샘꾸러기 돼지], [젊어지는 샘물], [누가 떡을 먹을까], [송아지와 바꾼 무]등의 이야기들에서는 욕심을 부려 화를 당하는 이야기에 왠지 모를 통쾌함을 맛보기도 한다. 사람은 역시 욕심없이 착하게 살아야 복을 받는다는 사실을 욕심 많은 요즘 우리아이들도 고개 끄덕이며 읽고 있지 않을까? 또한 조금 멍청해서 사람들에게 엉뚱하게 당하고 마는 도깨비들 이야기는 전래동화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난 이야기들이다.

간만에 책을 펼쳤다가 손에서 놓지 못하고 문득 문득 깔깔 거리며 재미나게 전래동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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