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봐 세용출판 자연일기 1
유근택 글.그림 / 세용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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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엔 눈에 띌까 말까하게 작지만 분명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이 참 많다.
나는 화초들도 참 좋아라 하지만 화초들을 찾는 곤충들도 싫어라 하지 않는다.
지금 베란다 화분들 사이를 자기 세상처럼 휘젓고 다니는 은빛발자국을 남기는 녀석이 있는데
요즘은 그녀석의 정체가 몹시도 궁금해 시시때때로 그 흔적을 쫓아 찾고 있다.

우리는 항상 어떤 문제건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애쓰는데 여기선 답이 여러개라니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다 위장술에 능한 곤충들을 과연 잘 찾을수 있을까?

이 책은 그렇게 궁금한 곤충의 정체를 직접 찾아보게 만드는 진정 곤충탐구 책이랄까?


바가지를 엎어 놓은 것같이 동그랗다는 첫 문장에 벌써 재빠른 녀석들은 눈치를 채기도 하지만
뭔가 다른 속임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다음 문장을 더 읽어 내려가게 된다.
적이 나타나면 벌렁 누워서 죽은척을 하고 몸에서 노란즙을 내보내는 녀석이라니
어느날인가 무당벌레를 손위에 올려두면 죽은듯 가만히 있던 녀석이 갑자기 노란 오줌을 찍 싸고
날개를 펼쳐 유유히 날아가던 기억이 떠올라 확실히 무당벌레가 정답이라 확신하며
여러 곤충들이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그림을 가만 보며 무늬가 제각각인 무당벌레를 찾게 된다.

돌돌 말려있던 빨대같은 대롱을 쭉 뻗어 꽃속의 꿀을 빨아먹는 이 녀석도 아이들에게 금새 들킬듯.
가랑비오는날 화단을 지나칠때면 하얀 날개를 팔랑 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가 참 신기해 보이는데
날개에 비늘가루가 붙어 빗방울이 떨어져도 젖지 않는다니 비오는날이면 괜히 나비가 부러울듯하다.
옷젖을 걱정없는 나비 날개옷을 입고 비오는날 물웅덩이를 첨벙거리며 뛰어 노는 아이들을 상상하니
상상만으로도 괜히 웃음이 나고 행복해진다.


세상에서 똥을 제일 좋아한다는 요녀석들은 보나마나 쇠똥구리다.
하지만 한번도 쇠똥구리를 보지 못한 우리 아이들은 쇠똥구리를 금새 찾을 수 있을까?
똥을 너무 좋아해 그 속에 알을 낳기도 한다니 코를 쥐고 토할거 같은 표정을 짓겠지만
그림속에서 금방 발견하게 되는 물구나무를 서서 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를 보면 신기한 표정을 지을듯,

곤충의 왕이며 살아있는 곤충만 사냥하고 한번잡은 먹잇감은 절대 놓치지 않는 사냥꾼!
가끔 풀숲도 아닌 길바닥에서 고개를 치켜들고 무언가를 노리듯 가만 있는 요녀석을 만나면 섬뜩하다.
곤충의 왕이라고 제법 그 기세가 대단한데다 풀이랑 색과 모양도 비슷해서 깜빡 속을때가 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그 기세에 눌리지 않고 천진난만하게 요녀석들을 잡아다 싸움을 붙이겠지!


마지막 페이지에는 흑백의 그림속에 정답을 칼라로 표현하며 곤충에 대해 조금 더 알려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스무고개 수수께끼를 내듯 자신의 생김새와 특징과 식성까지 다정한 말씨로 들려주면
아이들은 예쁜 풀들과 함께 자신을 찾아주길 기다리는 곤충들을 곁눈질하며 금새 답을 찾게 되고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무늬도 생김새도 조금씩 다른 녀석들을 찾아내고 아리송한 얼굴을 하겠지만
책을 통해 작지만 똑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주변에서 더 많은 곤충들을 찾게 될지도 모를일이다.

아이들과 이 책을 들고 화단으로 뛰어 들어가 직접 풀숲에서 답을 찾아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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