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데기 죽데기 - 보급판
권정생 / 바오로딸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권정생 선생의 강아지똥이라면 연극으로도 만들어지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을만큼 유명한 책이다.
아이들 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하찮은 똥이지만 예쁜 민들레 꽃을 피워내는 소중한 거름이 된다는 사실로
세상에 하찮은 것이란 없으며 무엇이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는 감동을 안겨준 이야기다.
이 책 또한 똥이라는 소재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마무리 또한 똥으로 끝나는 멋진 이야기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의 가슴 아픈 과거 이야기를 밥데기 죽데기와 할머니의 재미난 이야기와 잘 버무려
가끔은 깔깔거리고 웃게도 하면서 권정생 할아버지의 통일에 대한 염원에 감동받게 된다.
권성생 할아버지 살아 생전 당신이 꿈꾸셨던 통일이 이루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밥데기 죽데기는 50년동안 가족을 죽인 사람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늑대할머니가 탄생시킨 아이들이다.
삶은 달걀을 똥통에 담갔다가 깨끗한 물에 담갔다가 하며 온갖 정성을 들인끝에 주문을 외워 태어난
두아이를 자신의 복수를 위해 훈련시키고 드디어 복수를 위해 떠나지만 자신의 정체를 아는 황새아저씨를 만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쩔쩔 매며 끌려 다니다 결국 모자지간이 되기까지 한다. 

참으로 독특하게도 똥통에 담궜다는 이야기가 더럽다기보다 강아지똥 이야기를 알고 있어서 그런건지
두 아이를 탄생시키는 좋은 밑거름이 되어주었을거란 생각을 하는걸 보니 그동안 강아지똥을 통해
알게 모르게 내머리속이 권정생할아버지에게 엄청 세뇌가 되었나보다.
또한 두 아이를 탄생시켜 손자삼더니 자신을 아는 청년까지 아들로 삼아버리는 엉뚱한 할머니가
버스비를 내지 않으려고 아이들의 나이를 속이는 여느 부모와 같은 사랑의 마음이 가득하단 사실도 안다.

드디어 원수를 만나게 되지만 원래는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를 잡는 포수였던 그가
일제치하에서 어쩔 수 없이 안타까운 동물들을 죽여야했으며 전쟁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그 또한 다리 하나를 잃고 사람들을 위해 신을 깁는 일을 하며 살았다는 고백을 듣고
결국 그의 죽음 앞에서 할머니는 그를 용서하고 엉뚱하게도 다른 할머니까지 떠맡게 된다.
처음 이야기 도입부에서 늑대도 사람도 모두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같은 처지란 이야기를 했듯
늑대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로 불행하게 살았다는 사실이 할머니의 마음을 녹인듯,

자신의 원수지만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다리까지 잃은 할아버지의 불행한 이야기도
원자폭탄을 맞아 벽장속에 갇혀 세상에 나오지 못한채 50년을 지내온 아이와의 만남도
일제강점기에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가 비참한 생활을 해야했던 할머니와의 만남도
모두 우리가 잊고 사는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워 지워버리고 싶은 그런 아픈 과거 역사다.
산속에서 홀로 지내느라 아무것도 몰랐던 할머니와 지금 우리 아이들도 비슷한 처지가 아닐까?
지금 우리는 남북이 통일이 되건 말건 우리와는 먼 이야기인것만 같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불행해지지 않으려거든 총도 만들지 말고 폭탄도 없애고 군대도 다 없애라고 해, 가까운 데는 걸어다니고, 제발 공장에서 더러운 물 흘려 보내지 말고 짐승이고 벌레고 죽이지 말라고 해, 그러면 되는게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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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사람들을 보니 다시 산속에 들어가고 싶은 할머니는 황새아저씨의 설득으로
자신의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밤새 고민을 하고 마지막 결단을 내려 넷이 모두 함께 출동한다.
이야기가 결말에 다가오니 할머니의 작전이 어떤것일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데 
역시나 똥에서 에너지를 얻는 할머니는 네 사람의 똥을 받아 떡으로 만들어 굽고 태워 가루로 만들어
혼신의 힘을 다해 온세상에 뿌려 남북통일은 물론 세계평화같은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게 만든다.
모두가 힘을 합해 세상의 불행을 몰아내야하며 통일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의 해야할 일이라는
권정생할아버지의 강한 메세지를 담은 마지막 유언같은 이야기가 되어 버린 이 책을 읽으니
지금 저 멀리서 세상을 굽어보고 있을 권정생 할아버지가 무척이나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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