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쥐 일기
이향안 지음, 배현주 그림 / 현암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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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옛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페러디 동화들이 참 많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착한 콩쥐와 못된 계모와 못된 팥쥐가 아닌
착한 콩쥐편을 드는 엄마때문에 너무 너무 속상한 불쌍한 팥쥐가 되어버린 아주의 이야기랍니다 .




아주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네 집으로 들어가 살게 된답니다 .
자신의 성이 바뀌는것도 너무 너무 못마땅한데 석달 먼저 태어났다고 언니가 되어버린 송화와
분명 자기 편을 들어줘야하는 엄마가 콩쥐편을 드는 착한 팥쥐 엄마가 되어 속이 상합니다.
게다가 콩쥐같은 송화는 엄마를, 팥쥐같은 자신은 아빠를 닮았다는것도 불행하게 여겨집니다.

엄마는 아마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엄마를 받아들여야하는 송화에게 더 살갑게 대하는거 같은데
아직 어린 아주는 아무래도 엄마를 새로운 가족게게 빼앗겨 버린 기분이 들어 속상했나봅니다
게다가 송화가 하는 일은 하나같이 너무 착해서 자기만 자꾸 나쁜 아이가 되는거 같아 더욱 슬픕니다.
동화속 콩쥐는 사실 팥쥐와 팥쥐엄마에게 구박받지만 동물들도 원님도 모두 콩쥐편이니
자기편이 별루 없는 팥쥐가 더불행하다며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며 이야기하는 부분이 참 재밌습니다.




콩쥐 팥쥐, 혹은 신데렐라 같은 이야기를 보면 불쌍한 주인공들을 도와주는 동물이나 인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팥쥐의 심술궂은 마음을 달랠수 있게 해주는 할머니가 등장한답니다.
엄마가 불만스럽지만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고, 자신은 아빠를 가끔 볼 수 있지만
엄마를 볼 수 없어 사진을 보며 그리운 마음으로 훌쩎이는 송화를 보니 심술궂은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도무지 어울릴것 같지 않은 고양이와 강아지를 데려다 키웁니다.
아주는 둘을 보니 자신과 송화와 같이 친해지기 어렵다는 생각에 콩쥐와 팥쥐라 이름 붙입니다.
정말 그 둘은 친구가 될 수 없을까요?


 


학원 문제로 속상해서 가출 계획을 세우고 나가려는 찰라 엄마 아빠의 사고 소식이 전해집니다.
속수무책으로 집에서 기다리기 싫은 아주는 송화의 손을 잡고 아래층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아마 이 순간 만큼은 아빠 엄마를 걱정하는 둘의 마음이 하나가 된듯 합니다.
엄마 아빠가 수술을 하는 순간에도 둘은 손을 꼭 붙들고 간절한 기도를 합니다.
엄마딸, 아빠딸 하고 구분 지을 수 없는 둘은 어느새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네요!




다행히 엄마 아빠가 무사히 깨어나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아빠, 엄마'를 외칩니다.
그동안은 아주도 새아빠를 아빠라 부르지 못했고 송화 또한 엄마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거든요!
그 순간 엄마도 아빠도 아주도 송화도 그동안의 알게 모르게 쌓였던 감정들이 모두 녹아내립니다.
엄마도 아빠도 회복되어가는동안 할머니네 강아지와 고양이도 송화와 아주처럼 무척이나 친해졌답니다.

가족이란 새로운 가족이 되었거나 아니거나 가족이란 이름만으로 가족이 되는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서로 오해하고 그 오해를 풀어가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상처입고 치유해가다 보면
어느새 가족이란 끈으로 단단히 묶여진다는 것을 팥쥐 아주의 일기를 통해 알게 된답니다.
동화속 콩쥐와 팥쥐와 달리 이 책은 서로 다른 둘이 가족이 되는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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