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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레드북 -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여자는 누구나 그날을 기억한다'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엮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여자로 살면서 참 불편하다 여기는 그거!
우린 왜 여자로 태어났으면서도 숙명의 그날을 불편해하고 부끄러워하고 숨겨야하는걸까?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생리를 시작하면 여자가 되었다는 축하를 해주기도 하며
아빠들은 케익을 불어주고 생리대 한상자와 위생팬티를 선물해주기도 한다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날이 되면 아직도 여자들은 불편하고 참 귀찮은건 사실이다.
이 책은 100명의 여자들이 초경에 얽힌 에피소드를 진솔하게 담아 내고 있다.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놀라면서 맞이하는 초경!
'그거'라느니 '그날' 이라느니 하는 단어로 생리나 월경, 달거리를 대신해야할만큼
쉬쉬하는 초경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 놓은 책이라니 참 놀랍다.
표지까지 도발적인 빨강색에 귀여운 팬티 그림이 어쩐지 사랑스럽게 여겨진달까?
책을 읽으며 문득 나의 그날은 어땠는지를 떠올려 보았다.
이제 세월이 너무 흘러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떠오르는것은
열넷의 어느 여름날, 매운 떡볶이를 후후 불며 먹던 나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초경이라는 사실을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처음으로 생리대라는 것을 사용하며 참 어색했던 기억이 난다.
이미 생리에 대해 알고 있었다지만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 들였다는 사실은 내 성격탓?
하지만 처음 혈흔을 발견하고 쉽게 입을 떼지 못한건 사실이다.
책속에서는 벨트를 한다느니 탐폰을 끼우는 이야기를 하지만 나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다.
엄마가 빨아 써야하는 천 생리대를 사용하는 모습을 가끔 보았지만
내가 막 초경을 시작했을 무렵 우리나라에도 일회용 생리대가 보급이 되고 있었다.
그 이름이 '프리덤'이었는데 왜 '자유'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었는지 참 아이러니 했다.
요즘 유세윤이 부르는 이태원 프리덤이란 노래가 나올때면 프리덤 생리대 생각에 혼자 웃곤 한다.
초콜릿같은 색깔의 첫흔적을 발견하고 임시방편으로 사용한 휴지에 관한 이야기에 공감하고
친구들이 하나둘 여성이 되어 가던 그때 나 또한 그날을 기다렸던거 같고
우린 그날을 마술에 걸렸다고 표현하는 반면 어느 나라에선 그것을 저주로 표현한다는 사실에 놀라고
누군가는 자신이 피를 흘리자 죽을병이 든줄 알았다는 이야기와
어려서 엄마가 탐폰을 빼던 모습을 보며 그것을 실이 달린 핫도그로 여겼다는 이야기에 웃음이 났다.
이 책은 이처럼 초경을 맞이하는 여자들의 이야기에 공감도 하고 나와 다른 이야기를 듣는 책으로
사춘기에 접어드는 우리 아이들이 함께 본다면 초경에 대한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