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사랑시계
카트린 팡콜 지음, 권명희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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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 아멜리 노통브를 제치고 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는 이책은 어떤면에서 그렇다는걸까?
이 책의 주인공 소피는 갓 20세에 접어들어 성정체성과 자아를 일깨워 주는 세명의 남자를 만나고
그녀의 혼란한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해주는 두명의 조언자가 곁에 있어 성장에 도움을 받는다.
간혹 엄마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자신이 태어난 성장 배경을 전해듣는 부분에서는
제대로 자신을 찾아 살아가지 못하는 엄마로부터 탈출하려는 주인공의 의지가 엿보이며
아직 서툰 사랑때문에 갈등하고 방황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 있어 같은 나이 또래의 여자들에게
무척 공감이 갈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처음 소피의 성정체성에 눈을 뜨게 해준 파트릭과의 결혼을 앞두고 보여주는 혼란스러운 마음은
보통의 결혼을 앞둔 남녀 커플들이 갖는 불안한 마음과 갈등의 모습이기도 하다.
운명처럼 여겨지는 앙투완을 만나 파트릭과의 갈등을 해소하려 불쑥 떠나버리는 소피를 보면
운명같은 사랑앞에 진실한 사랑이라 여겼던 오래된 사랑을 떠날수밖에 없었을까 갸우뚱하게 되고
육체적 사랑으로 소피를 얻기 보다 소피의 자아를 일깨워서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기를 바라는
에드와르라는 남자를 보며 정말 이런 남자가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남들은 한번 찾아온 사랑을 이루기도 힘에 겹고 게다가 운명의 사랑을 만나기는 더더욱 어려우며
설혹 만났다 치더라도 그 운명에 자신을 내맡길만한 용기를 가지기도 쉽지 않은게 사실인데
거기에 바라는거 없이 물심양면으로 자신을 돕는 남자를 가진 소피라니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의 행운에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합친것보다 더 행복한 성장을 하는 주인공이란 사실에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한남자를 만나 그 남자만 사랑하고 살아오는 내게는 많이 낯선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성애장면의 묘사는 보통의 소설이 보여주는 은근함보다 참으로 적나라하게 자주 등장해
책을 읽으며 괜히 주변을 살피게 만드는걸 보니 나도 아직은 성에 대해 그리 썩 개방적이지 않은걸까?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의 행위는 둘만이 그것을 공유하고 서로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면 되는것이지 
꼭 남자를 사랑의 연구대상 처럼 여겨 왜 이 사람과 나는 쾌락의 최고조에 이르게 된것일까를 고민하고
소피가 엄마를 비웃으며 자신의 성적 쾌감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는 문화적 차이인지 이해 하기 힘들었다.
엄마도 분명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비록 부족하고 어설픈 사랑을 했더라도 사랑한건 사실일테고
그때만큼은 충분히 행복했을터인데 자신이 한수 우위에 있다는듯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소피에 대해 
어느순간부터 나는  반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내려가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소피가 남자를 만나 사랑을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것을 베란다에 비유를 하는데
사실 한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살게 된다면 내 인생의 베란다는 봄의 뜰처럼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여름처럼 초록이 무성해지며 가을이 되어 단풍이 들고 혹은 겨울처럼 황폐할때도 물론 있겠지만
결국 자신이 어떻게 가꾸어 나가는가에 따라 베란다의 4계절이 제모습을 찾는 것이 아닐까?
소피는 파트릭도 앙투안도 아닌 자신의 꿈을 선택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결론짓지만
이왕이면 한남자를 사랑하고 그 남자와 갈등하고 고민하며 위기를 극복해가며
스스로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면 참 좋았을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쉬운 책이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라모나라는 친구와의 성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는 부분과
사랑의 행위와 사랑에 대한 갈등을 묘사한 작가의 글이 무척 감각적이며 흥미로운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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