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 남작 해마를 타다 노란상상 동화 2
하인츠 야니쉬 지음, 알료샤 블라우 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게 어릴적 감명깊게 혹은 인상깊게 읽은 책을 떠올려 보라고 할때 이 책을 떠올리곤 했었다.
물론 신데렐라니 백설공주니 하는 이야기들이 물망에 오르지 않은건 아니지만 그런것들은 뭐랄까
너무 러블리해서 좀 오글거린다고 해야할까? 사실 이만큼 웃기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일지도 모른다.
허풍선이 남작의 이야기를 떠올릴때면 대포알을 타고 가는 모습이 내 머리속에 내내 남아 있었는데
오늘 그의 이야기를 만나고 안개가 드리운듯한 내 기억을 다시 되찾아 참으로 반가웠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 허풍선이라는 별명을 단 그의 이야기를 농담으로 알까봐 이건 정말 실존하는 남작의 모험담이라며 그의 싸인이 담긴 편지까지 공개를 한다. 그러니 이상하게 더 의심스럽다.
그러거나 말거나 첫번째 '교회탑에 매달린 말'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만 푸하하 웃고 만다.
눈속에 뾰족한것에 말을 매어두고 잠이 들었는데 잠을 깨고보니 눈이 녹아 말이 그지경이 되었다니
너무 기가막히고 코가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 코웃음을 치면서도 말 그림을 보고 웃지 않을수가 없다.

그런데 사람은 참 이상한게 누군가 허풍떠는 이야기를 하는줄 알면서도 그 이야기에 웃고 다음이야기를 기대하곤 하는데 이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그런 이야기다.
어쩜 그게 허풍이고 다 뻥인줄 알면서도 왠지 남다른 철학적인 의미가 담긴 이야기인거 같아서
또 다른 기가막히고 코가막힌 이야기에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번 잡으면 마지막 장을 다 넘길때까지 꿀이라도 발라 놓은듯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나는 온갖 놀라운 말들을 타 보았을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달리는 그레이하운드를 타보기도 했고, 심지어는 발이 얼음속에서 얼지 않도록 북극곰을 타 보기도 했습니다. 기러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 보기도 했고, 심지어는 콩 줄기를 타고 하늘을 지나 달까지 올라간 적도 있습니다.'  ---p21

말이나 개나 그래 북극곰까지 타봤다는건 어느정도 봐줄만하지만 기러기에 콩줄기?
그런데 심지어 대포알을 타기까지 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허풍이지만 왠지 재미를 준다.
대포알을 타고 가다 지나가는 대포알에 건너타기까지 하는 그의 이야기는 상상력의 끝은 어딜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눈동자를 초롱초롱 빛낼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더더욱 즐겁다.



그는 전쟁이 싫어서 대포알대신 거위털을 잔뜩 집어 넣어 온통 날리는 털덕분에 전쟁을 맘추었고
땅을 돌리는 남자나 햇빛을 모아 주었다는 아주머니나 바다가 사라져 버린 구멍을 막아버린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잠시나마 그의 허풍에 머리속이 새로운 상상으로 가득차게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주절이 늘어 놓는 나 또한 혹시 허풍이 전염된건 아닐까?
아무튼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된 허풍선이 남작때문에 잠시 즐거운 상상에 빠진다.
힘든 학교 생활에 지친 우리 아이들에게 생활의 활력소를 불어 넣어줄것만 같은 이 책을
개구쟁이거나 모범생이거나 이쁘거나 착하거나 쬐금 안착한 아이들에게 강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