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학교 나의 학급문고 6
이가을 지음, 임소연 그림 / 재미마주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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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마주 학급문고 시리즈는 아직 글만 가득한 책을 읽기 부담스러운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학교나 친구 혹은 잊혀져가는 것과 소외되는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학교와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심어주려 한다. 이 책을 함께 읽는 부모는 점점 잊혀져가는 옛시절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아이와 나눌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참 좋은 책이다.
 
 

 
나머지학교란 오늘 미처 숙제를 못해왔거나 학습이 미달인 아이들이 방과후에 따로 남아 공부하는것을 말한다.아이가 학교를 다닐때는 혹시 나머지학교에 가야하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는데 이책속의 나머지 학교는 사람들이 점 점 마을을 떠나 아이들이 너무 없어 폐교가 되어 버린 학교다. 그런  버스를 타고 멀리 학교를 다녀야하는 채옥이가 학교에 너무 늦는 날이면 채옥이의 나머지학교가 된다.
 
 

 
할머니를 간호하다 늦잠을 잔 채옥이는 그만 학교로 가는 버스를 놓쳐 버렸다. 그렇다고 아프지도 않으면서 학교에 결석을 하면 안된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는 채옥이는 이제는 폐교가 되어 잡초와 먼지만 가득한 옛학교로 등교를 한다. 그리곤 교실 하나하나를 청소하고 혼자 선생님도 되었다가 학생도 되어 나머지학교에서 공부한다.
 
채옥이가 처음 먼지쌓인 옛학교에 갔을때는 그냥 옛추억이 그리워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점 점 결석이 잦아지고 그때마다 나머지학교로 향하는 채옥이를 보면서 왠지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학교를 지척에 두고도 왜 멀리로 다녀야하는지 참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몇해전 시아버님 고향인 강원도를 방문해 이런 폐교를 간적이 있다. 그 학교를 다녔던 아이와 함께 시골 학교 구경한답시고 히히낙낙거렸던 기억이 떠올라 올굴이 달아오른다.
 
 


 
그때 그아이도 바로 이 채옥이처럼 자신의 학교를 돌아보고 자신이 쓸고 닦았던 유리창과 교실을 떠올리고 하하호호 웃고 떠들던 친구들과 인자하신 미소로 무엇이건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쓸쓸한 마음이 들었을까? 그 학교를 닫고 떠나야했던 선생님은 또 얼마나 마음이 짠했을까! 너무 자주 결석을 하는 채옥이가 걱정이되어 찾아온 선생님은 혼자 폐교에서 나머지학교 공부를 하는 채옥이를 보며 또 얼마나 맘이 아팠을까?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추고 친구들이 왁자지껄한 학교로 옮긴다고 하더라도 첫정이 들었던 학교를 잊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아직은 쓸만한 학교가 텅빈채 외로이 있으니 채옥이를 찾아온 선생님도 나머지학교로도 쓰지 못하는 학교가 너무 너무 그리운 채옥이도 서로 같은 맘으로 학교앞 풍경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이 풍경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 이 책의 배경이 된 학교는 책박물관으로 만들어졌다기에 찾아보았더니 이러저러한 시련끝에 지난해 결국 폐관되고 말았다. 그 또한 참 안타까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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