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미자 씨 낮은산 작은숲 12
유은실 지음, 장경혜 그림 / 낮은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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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주 모자란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너무 착한 사람을 만날때면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참 안타까운 마음에 혀를 끌끌 차기 마련이다.
그런 그들도 남들처럼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사랑을하면서
나름 자신의 생을 살아가고 있음을 미자씨를 통해 알게 되는 이야기랄까?


이렇게 위아래 하얀이를 다 드러내고 웃는 미자씨라면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닐까?

가진돈을 다 날리다 못해 빚까지 지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떠나보낸 미자씨!

날품팔아 하루 하루 살아가는 미자씨는 너무 가난해 찢어진 모기장도 못바꾸고

헤진 구두도 그냥 끌고 다니는데다 온동네 잔치마다 공짜 음식을 얻어 먹는다.

그런 미자씨가 어느날 남의 지갑을 주워다 주고 치약을 한상자 선물 받고는 행복해한다.

 

그런데 그 행복도 잠시, 그 많은 치약을 다 쓰려니 너무 오래 걸려 고민이다.

수퍼 아줌마에게 외상값대신 주려고 했더니 사우나용이라며 받아주지 않고

오히려 한개 두개 뺏어 가려고 하니 미자씨가 얼른 도망쳐 오는 모습이 귀엽다.

사실 미자씨는 먹는것이 더 간절한터인데 어찌 센스 없이 치약을 선물했을까?

그래두 치약한상자를 들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미자씨는 정말 착하다.

 

그런데 마침 미자씨에게는 성지라는 어린 친구가 있어 미자씨의 고민을 듣고

금새 인터넷에서 찾았다며 치약의 열가지 활용도를  알아가지고 온다.

평소 치약을 특별히 다른곳에 활용하기 보다 뜨거운것에 데이면 바르거나

은으로 된 제품을 닦아주면 반짝거린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미자씨 덕분에 세면대,유리,하얀가구,크레용묻은가구를 닦으면 좋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기에 여름에 모기에 몰리면 치약을 바르고 휴지로 덮어주면 좋단다.

 

치약의 쓰임새에 맞게 활용해보려고 했으나 미자씨네 집에는 없는게 너무 많다.

그런 사실을 하나씩 알아갈때 성지와 책을 읽는 독자까지 괜히 슬퍼진다.

주인집 조카인 성지는 부모없이 큰집에서 눈치밥을 먹고 사는 외로운 아이다.

그러고보니 성지나 미자씨나 모두 외로운 처지여서 서로를 잘 이해하는지도 모르지만

미자씨가 동태를 선물로 준 트럭아저씨를 위해 동태찌게를 끓인다니

왠지 미자씨까지 떠나버리고 진짜 자기 혼자 남을거 같아 성지는 심통을 부린다.

 

'고요한 내가슴에 나비처럼 날아와서,,, 사랑은 얄미운 나비인가봐'

라는 노래처럼 미자씨에게도 사랑은 그렇게 얄밉게 상처만 주고 떠난다.

동태찌개를 끓여 대접하려 했던 트럭아저씨는 이미 결혼을 햇단다.

동태를 선물할때는 분명 미자씨에게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건

독자들뿐아니라 미자씨도 착각이었던 것으로 나비는 그렇게 팔랑거리며 날아갔다.

 

사랑에 실연을 당한 미자씨가 성지를 부둥켜 안고 울때 성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왠지 자신이 심통을 부려 미자씨가 슬픈건 아닐까 하고 같이 울었을거 같다.

누구든 사랑의 헛발질을 할때가 있지만 이렇게 착한 미자씨의 헛발질은

왠지 더 아프고 슬픈 이야기가 되어 씁쓸한 기분이 되게 한다.

세상은 왜 이렇게 착한사람에게 행복을 선물하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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