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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ㅣ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1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예담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처음엔 참 괜찮다란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완전 감동이다.
이미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한 엄마가 남겨진 가족들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기적같은 일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엄마의 가족을 위한 사랑에 참 기분 좋아진달까?
49일의 레시피란 엄마가 가족에게 남긴 처방전이라고 해야할까?
그녀는 자신의 죽음 이후 49일동안 가족을 돌볼 도우미를 준비하고
49재는 사실 죽은 영혼이 지상에 머물다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재사다.
이날 그녀는 엄숙한 의식이 아닌 자신을 위한 연회를 베풀어 주기를 희망한다.
첫날 도우미 이모토의 등장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느끼고
남편의 외도로 이혼 위기에 놓인 딸 유리코의 등장 또한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자신들의 노란 비틀을 타고 나타난 하루미라는 남자는 도대체 어디서 등장한 인물일까?
그들은 그렇게 하루 하루 삐걱거리며 시간은 점 점 흘러가는데 과연 연회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여러가지요, 리본하우스 애들한테 요리, 말하는 법, 이건..... 지금도 배우는 중이에요, 옷 개는 법, 세탁하고 물건 사는법 등, 정말 짱 바로 도움이 되는 것들이에요, 솔직히 학교 공부보다 엄청 많이 도움이 되었어요.' --- P22
사실 이모토라는 여자애가 말했듯 학교에서 배운것보다 저런 것들이 실상
우리에게 무지 필요한 것들인데 그런 일상을 생활의 레시피로 만들어 볼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아니 그런걸 배운다는 생각을 해보지도 못하는데 그런걸 가르치는 사람도 있다니
문득 엄마의 그 레시피란 것을 나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의 가장 중심이 되는 엄마라는 존재, 아내라는 존재가 떠나고 남은 가족에게
하루 하루 생활하기란 먹는것에서 생활하는 전반적인 모든것들이 쉽지 않은 법!
물론 자신의 꿈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죽고 나면 뒤에 남겨질 가족을 위해서
49일의 생활도우미를 준비하고 49일의 레시피를 작성한다는 생각을 누가 할까?
죽음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은 이상 말이다.
윽박지름으로 아내를 보내 무척 가슴아파하는 남편 아쓰타와 엄마의 첫만남인
돼지호빵 이야기는 그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하는듯 해서 즐거웠으며
그녀의 부탁이지만 49일동안 가족을 틀림없이 잘 돌보며 가족을 위로하는 이모토는
또 어쩜 그렇듯 아쓰타와 유리코에게 희생할 수 있는지 놀라웠으며
갑자기 등장한 하루미 역시 이들과 무슨 인연으로 이렇듯 얽혀 있는지
끝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며 잔뜩 기대하며 책을 읽게 한다.
그녀의 연회를 위해 준비한 그녀가 나면서부터 죽기까지 그때그때마다의
사건과 그녀의 이야기를 담은 발자국은 정말 독특하고 감동적인 기획이다.
우리도 누군가와의 이별을 준비하면서 그사람에게 이런 저런 말들을 적은
롤링페이퍼를 만들어 감동을 주곤 하는데 그녀의 발자국엔 빈공간이 많아 안타깝다.
하지만 그녀의 49일 연회에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빈공간 또한 꽉꽉 채워지게 된다.
기적은 그냥 가만 있으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자들의 것이 아닐까?
엄마의 49재연회를 준비하면서 삶에 지치고 흔들리는 가족들이 하나둘 기운을 찾고
힘차게 일어서는 해피한 이야기에 행복감이 밀려오는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같은 이야기는 신비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엄마가 남기고 간 생활의 레시피 사이 사이 삽화들이 너무 너무 탐이난다.
나는 이 책을 읽고는 한동안 품에 꼭 안고 행복감에 젖어 책을 놓지 못했다.
이런 포만감은 두고 두고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