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땅에서 우리글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봉주르, 뚜르 -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40
한윤섭 지음, 김진화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분단의 아픔을 담은 책이란  소개를 보고 어떤 책일까 궁금한 맘에 집어 들었다. 엄마 아빠를 따라 프랑스 뚜르로 이사하게 된 봉주는 자신의 집에서 '나의 조국 나의 가족 ...살아야한다' 라는 절박한 메시지를 담은듯한 한글을 마주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것이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땅에서 비밀스럽게 보이는 문구를 접하고 보니 봉주는 더욱 그 글씨의 정체가 궁금하다. 혹시 이전에 한국사람이 살았거나 아니면 한국인 친구가 있었거나 아니면 더 오래전에 누군가 남긴 글이 아닐까 하는 온갖 상상으로 봉주는 그 비밀을 파헤쳐 나가며 뚜르에 새로이 정착을 하게 된다. 

사실 누군들 먼 이국땅에서 자신의 언어로된 글을 발견하게 된다면 호기심을 갖지 않을까? 봉주를 따라 글자의 비밀을 하나 하나 밝혀 가며 책을 읽는 나또한 봉주처럼 이런 저런 짐작을 하고 언뜻 실마리를 발견하고는 더욱 그 결과가 궁금해 책읽기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꼭 추리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 이 책의 이야기는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북한에 대한 관심을 부추길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이념의 대립으로 한나라가 두개로 쪼개어져 휴전중인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휴전이란 언제든 전쟁이 다시 일어나 수 있는 상태로 아직까지도 우리는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이다. 천안함 침몰사건이나 연평도 도발 사건 등을 통해  아직도 북한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같은 민족끼리 왜 이래야만 하는지 통탄을 금치 못할 노릇이다.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사는 이산가족들은 통일만을 염원하고 있지만 그 다음 세대인 우리들은 1세대인 그들과는 달리 절실하게 다가 오지만은 않는게 현실이다. 하물며 우리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어떨까? 차츰 역사속에서나 혹은 무슨 무슨 날에나 언급되어지는 분단의 아픔이  그 아이들에게는 더욱 타인의 이야기로만 여겨지는건 아닐까? 폐쇄되어진 북한의 이야기는 아직도 군사훈련을 하고 무기를 만들어 내느라 가난해서 굶어주는 사람이 많고 독재정치 아래에서 우리처럼 자유롭지 못한 불쌍한 사람들이 마지못해 살고 있다고 밖에 알길이 없는 그런 세대인 봉주는 자신이 한국사람이란 사실이 자랑스러울뿐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아시아인이라고 하면 모두들 중국이나 일본을 언급하는데 우리가 코가 크고 머리가 노란 사람을 미국인이라 여기고 피부가 까만 사람을 아프리카인이라고 여기는것과 다를게 없다. 그런 사람들의 언제나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라는  질문에 봉주는 자신이 한국사람임을 자랑스럽게 밝히고 있는 모습에 기특함을 느낀다.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우리나라에 대해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애국심이나 조국에 대한 생각은 왜 꼭 타국에 가야 더 강해지고 더 뚜렷해지는지 그 이류를 알길이 없다.   

봉주가 한글의 비밀을 파헤치며 만나게 되는 북한 친구에 대한 비밀은 그들의 불안한 생활을 볼때 안타깝게도 밝히지 말아야했을 사실이다. 봉주로 인해 숨겨야만 했던 자신의 국적이 밝혀지면서  결국 봉주와 친구가 되지 못하고 떠나가야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봉주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북한의 아이들과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해 주었다는데에 점수를 줄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또한 그 비밀을 밝히는 과정이 스릴있으며 고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했다.

   

  (그림 출처:알라딘)

드문 드문 삽화가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책이다.